플로르 데 마리아 로드리게스 루나
(Flor de María Rodríguez Luna)
/ 엘살바도르 외교부 국제 통상 자문관
한글번역: 구경모(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서론
1979년부터 1992년 엘살바도르에서는 정부군과 좌익 게릴라군 사이에 내전이 있었다. 좌익 게릴라군은 소득불평등과 사회의 다수가 배제된 현실을 지적하며 대대적인 사회 개혁을 요구하였다. 1992년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 민족공화동맹 (Nationalist Republican Alliance or Alianza Republicana Nacionalista ,ARENA)이 엘살바도르의 주요 정당이 되었고, 게릴라단체는 야당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로 인해 파라분도 마르띠 인민해방전선(Farabundo Martí National Liberation Front or Frente Farabundo Martí para la Liberación Nacional, FMLN)가 국가의 합법적인 정당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민주주의를 향해가는 여정에서 인민은 비밀투표와 투명한 선거과정 등의 권리를 누리게 되었다.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기 위해 선거기간 동안 국가 및 국제 선거 관찰단을 두기 시작했다. 1992년부터 엘살바도르에는 다섯 번의 직접자유선거가 있었는데, 그 중 네 번의 선거에서 민족공화동맹당이 승리하여 20년간 집권하였다. 2009년이 되어서야 엘살바도르 국민 과반수가 국가가 그때까지 따르던 신자유주의 노선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며 반대당인 파라분도 마르띠 인민해방전선을 지지하였고, 이에 따라 인민해방전선은 최초로 집권당이 되었다. 1)
2014년 2월 2일 엘살바도르의 대선에서 국민들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국민들이 지난 정부의 업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1. 엘 살바도르 경제약사
본문을 이어나가기에 앞서, 엘살바도르 내전이 있기 전의 국가경제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 때까지 엘살바도르 경제는 농업위주였으며, 부농 대지주들이 국가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다. 따라서 부의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었으며, 빈부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었다. 또한, 까를로스 움베르또 로메로(Carlos Humberto Romero) 전직 대통령과 같이 많은 군사정부가 강압적인 방식으로 정권을 휘둘렀다. 2)
그리하여 1992년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 국민들은 소득불평등 문제가 개선되고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나게 될 것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이후 국가가 채택한 길은 1990년대 협의한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 3) 에 기반한 신자유주의이며, 이는 자유무역을 토대로 경제부흥을 꿈꾸며 국영산업의 민영화 등의 국가재정 개혁을 실시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러므로 내전 이후의 첫 정부는 구조개혁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다음의 조치들을 취하였다. 경제자유화, 외국자본의 운용과 유입의 제한 완화, 무역장벽과 통제의 철폐, 화폐변경, 국내시장보호막의 철폐, 가격통제법폐지 등. 4) 이러한 경제정책의 경향들은 다음 정부에까지 고스란히 물려졌고 급기야 2001년 국내화폐의 달러화를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개혁조치들을 취한 후에도 오히려 엘살바도르의 빈곤률은 2008년 발표된 인간개발지수에 따르면 1995년 당시 46.3%에 달하였고 2006년에는 그보다 개선되어 30.6%가 되었다. 5) 이 15%에 해당하는 빈곤감소율에도 불구하고 많은 엘살바도르인들은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개혁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엘살바도르의 빈곤률은 1995년 당시 46.3%에 달하였고 2006년에는 그보다 개선되어 30.6%가 되었다.
1.1 2009년 이후 엘살바도르의 경제상황
인민해방전선의 집권 5년 이후 경제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개혁이 성취되었다는 이들도 있으나, 본 정부의 국정운영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IUDOP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체 설문자들 중 39.6%가 지난 5년 동안 국가의 경제사정이 악화되었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39.4%는 경제사정은 이전과 달라진 바가 없다고 하였다. 20.9%만이 경제사정이 이전에 비해 나아진 것으로 판단하였다. 6) (IUDOP: 2013).
2014년 엘살바도르 대선을 향하여
엘살바도르 대선은 비례체제이며 후보자들의 정당명부에 기초한다. 7) 2014년 선거에는 세 큰 정당이 참가하는데, 이들은 각각 민족공화동맹(ARENA), 인민해방전선(FMLN) 그리고 대민족동맹(Grand National Alliance , UNIDAD)이다. 8)
이것이 엘살바도르에 정치참여문화가 정착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일까? 크게 보아서, 엘살바도르의 정치문화는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 자신의 몫에 따라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과정이 여전히 제한적이며 특히 선거과정에 참여하는 데에도 이러한 제약이 따른다.
2013년 11월에 IUDOP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설문을 당한 사회의 각 계층의 성인들 중 51.6%가 다음 대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투표의지를 나타낸 반편, 17.6%는 그럭저럭 관심이 있는 편으로 답하였고, 21.6%는 관심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한 반편 9.2%는 투표할 의지가 없다고 하였다.
9)
이 설문지에서는 또한 동일한 설문대상자들이 투표 시 판단의 근거로 삼는 요인들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57%는 공약을 근거로 판단한다고 하였으며, 18.1%는 지지정당을 뽑는다고 하였다. 16.1%는 후보자의 됨됨이를 살펴본다고 하였고 5%는 캠페인과정을 본다고 하였다. 2.1%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다고 하였고 1.7%는 투표를 전혀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10) 다른 것들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눈 여겨 보는 것은 범죄소탕의지, 기초물품가격제한, 고용증대, 빈곤퇴치방안, 부정부패근절책 그리고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등이었다. (IUDOP: 2013)
다음 대선에는 과연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 이전과 같이 다시 우파에 정권을 넘겨줄 것인가? 아니면 지금과 같이 좌파 집권기를 연장해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 두 정권을 모두 심판하고 제 삼자를 뽑을 것인가? 이 질문들에 답하는데 있어, 인민해방전선의 집권연장이 필요한가에 대해 IUDOP가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도움을 준다. 49.2%가 집권연장에 찬성하였고 48.2%는 반대하였다. 그리고 민족공화동맹이 집권해야 하는가에 대해 61.5%가 그렇다고 하였고 36.1%가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민족동맹당이 집권해야 하는가에 대해 30%가 그렇다고 했으며 68.3%가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IUDOP: 2013).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은 대선 투표결정과정에서 여러 갈래로 나뉘어있음을 알 수 있는데 대체로 설문에 응한 자들은 투표의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라 대선에 참가하는 시민들은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정당 간에 각축전 또한 짐작되는 바이다.
결론
현재 엘살바도르에서는 그 동안 끊임없는 쇄신을 이루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존속하고 있어 정치불신이 만연해있다.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로는 이제 시민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과 각계각층에서 경제발전의 노력을 일구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인데, 이것이 완전히 보장받고 있지 않는 이유는 거대 국가미디어(텔레비젼, 라디오, 신문 등)를 장악한 이들이 경제의 대부분을 함께 장악하고 있는 엘리트층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사람들이 여전히 더 나은 고용의 기회, 교육의 기회, 의료혜택, 임금개선 등을 추구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의 이러한 기대들은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에 반영되어 특별한 계획들을 제시하며 사회의 모든 면들을 개선하려는 후보들의 의지를 표출하도록 한다.
본인의 견해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정치적 문화는 크게 두 갈래로 양분되어있는데 IUDOP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많은 이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선거의 결과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특히 젊은 세대들이 선거결과는 기존의 상황들을 개선하는데 별로 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현재의 고용불안과 같은 현실에 낙담하며 정치에서 한발 물러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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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2년 평화협정 이후 엘살바도르에 존속해 온 정당들은 이 둘이 다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기독민주당(Christian Democratic Party, PDC), 민족화해당(National Conciliation Party, PCN) 등이 더불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이 소수정당들은 엘살바도르 국민의 소수만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이 논문에서 따로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2) 마지막 군사정권은 1977년 7월 1일부터 1979년 10월 15일까지 집권한 까를로스 움베르또 로메로(Carlos Humberto Romero) 대통령의 행정부로써 본 정권은 좌파그룹을 군사력으로 억압한 것이 그 특징이다.
3) 워싱턴 컨센서스는 존 윌리엄슨(John Williamson)이 개혁패키지의 "기준"으로, 다음의 열 가지 경제처방이 이에 해당한다. - GDP대비 대규모 적자방지의 국가재정운용, 공공보조금의 방향전환, 세금개혁, 과세표준의 확장과 적당한 한계세율 적용, 이자의 현실화와 시장결정화, 경쟁적 환율, 무역자유, 외국자본 유입의 자유화, 국영기업의 민영화, 탈규제, 사유재산의 법적 안정장치
4) Historia de El Salvador , 2009, p. 246
5) Informe sobre Desarrollo Humano, El Salvador 2008. P.
6) IUDOP기관에서 실시한 이 설문조사는 2013년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성인 1,52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7) Hague, Rod et. al. Elections and voters, Comparative Government and Politics, An Introduction, 6th Edition, 2004 P. 148
8) 대민족동맹당은 다음의 3당을 합한 것이다 – GANA(이 당은 최근에 만들어졌으며 이당에서 대선후보 엘리아스 안또니오 사까(Elias Antonio Saca)를 배출하였다. Saca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이었다.), PCN, PDC.
9) Boletín de Prensa Año XXVII, No.2, 2013, Instituto Universitario de Opinión Publica (IUDOP), Universidad Centro Americana José Simeón Cañas (UCA), p. 1;
10) IBID, p. 2.
Bibliographical Sources
• Capítulo 30: El Inicio de la Crisis, Historia de El Salvador, tomo II, Segunda Edición Ministerio de Educación de El Salvador 2009, ISBN: 978-99923-63-68-3, p. 206.
• Índice de pobreza, PNUD 2008, Informe sobre Desarrollo Humano El Salvador 2007-2008, el empleo en uno de los pueblos más trabajadores del mundo, San Salvador, ISBN 978-99923-55-15-2 p. 348
• Boletín de Prensa Año XXVII, No.2, 2013, Instituto Universitario de Opinión Publica (IUDOP), Universidad Centro Americana José Simeón Cañas (UCA), p. 2;
• Hague, Rod et. al. Elections and voters, Comparative Government and Politics, An Introduction, 6th Edition, 2004 P.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