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진(멕시코콜리마대학교 정치사회과학대학교수)

 

 

 지난 7월 3일 멕시코 32개주 중 Estado de Mxico, Coahuila, Nayarit, 그리고 Hidalgo 네 개주에서 치러진 선거는 멕시코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세계주요 외신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였다. 2012년 대선을 정확히 1년 앞에 둔 시점에서 치러진 선거이다 보니, 선거의결과가 2012년 대선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뿐 아니라 2012년 대선에 직접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언론의 관심은 멕시코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고 가장 많은 부를 창출해내는, 무엇보다도 언제나 멕시코시티 시장과 더불어 멕시코 전체의 정치 판도를 대표하는 멕시코주 주지사선거에 집중되었다.

 

 선거결과는 PRI(Partido Revolucionario Institucional, 이하 PRI)의 압승이었다. Hidalgo를 제외한 세 개주에서 주지사를 뽑았는데 세 개주 모두에서 PRI가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멕시코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Eruvielvila Villegas를 후보로 세운 PRI가 PAN(Partido Accin Nacional, 이하 PAN)과 PRD(Partido de la RevolucinDemocrtica, 이하 PRD)를 압도적인차이로 따돌리면서 1년 후에 있을 2012년 대선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PRI가 전체 유효투표수의 65.1%를 차지한 반면 PRD는 겨우 20%를 넘어선 21.9%를 얻었고 현 여당인 PAN은 13%를 차지했을 뿐이다. 설령 2010년 선거 때와 같이 좌우에 상관없이 PAN과 PRD가 오직 PRI에 맞서기 위해 연합을 성공시켰더라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였다. PAN에서는 1999년부터 2005년 까지 당대표를 지내고 2008년 이후 현대통령인 Felipe Caldern의 비서 실장격 이었던 Luis Felipe Bravo Mena를 후보로 세웠기 때문에 득표율 13%라는 수치는 참패에 가까운 것이었다.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멕시코주 주지사 선거결과가 나오자 PRI에서는2012년 대선을 겨냥해 12년만의 설욕을 목전에 뒀다며 상승기운을 더욱 부채질하였고 PAN과 PRD 일 각에서는 늙은 PRI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애써 PRI의 상승기운에 찬물을 끼얹고자 노력했다. 실제로 1년전 이었던 2010년 7월 4일 멕시코 전역 12개 주에서 실시된 선거에서 9개주에서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80년넘게 PRI의 아성 혹은 봉토(?)로 여겨지던 오아하까와 푸에블라, 그리고 신알로아에서 PAN-PRD 연합에 주지사자리를 내준 경험이 있는 PRI로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멕시코주 주지사를 당선시키면서 2012년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숨을 고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PAN과 PRD에서 주지사 선거기간 동안 잘못 사용된 PRI의 선거자금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일부언론에서는 전주지사였던, 역시 같은 당의Enrique Pea Nieto의 재임기간동안 멕시코주의 치안이 북쪽의 치와와주 수준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번 주지사선거에서 PRI가 얻은 65.1%의 득표율을 뒤집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1993년 이후 PRI는 멕시코주에서 치러진 그 어떤 선거에서도 60% 이상 득표 한 적이 없었기에 65.1%의 득표율이 더 값져 보이는지 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PRI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닌듯하다. PAN이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며 70년간 유지되던 PRI 헤게모니의 막이 내려졌던 2000년과 2006년의 각각 1년 앞선 해였던 1999년과 2005년 선거에서도 역시 멕시코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PRI가 이겼기 때문에 이번에 압승을 거두었다 할지라도 PRI로서는 지난 두 번의 악몽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2012년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PRI가 12년만의 설욕을 목전에 뒀다하고 PAN과 PRD가 늙은 PRI의 재현을 걱정하는 것은 PRI가 일찌 감치 전 멕시코주 주지사였던 Enrique Pea Nieto를 강력한 후보로 내세운 반면 PAN과 PRD에서는 이에 대적할만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PAN에서는 Vicente Fox 시절 5년에 걸쳐 내무부장관을 역임하고 현 상원의윈인 Santiago Creel과 현재 하원에서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Josefina Vzquez Mota가 경합을 벌이고 있고, PRD에서는 멕시코시티 시장을 역임한 후 2006년 대선에 후보로 나왔던 Andrs Manuel Lpez Obrador와 현 멕시코시티 시장인 Marcelo Ebrard Casaubn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2000년 대선에서 PAN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70년간 지속된 헤게모니를 종식시키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던 거대공룡 PRI가 2006년에는 0.56%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PAN과 PRD에 1위와 2위를 내주고 그들과 한참 떨어져 겨우 22%의 득표율을 차지하며 3위로 밀려 나기도했다. 그러나 2011년 6월 현재 여론조사기관인 CONSULTA MITOFSKY에 따르면 각 당의 후보와 상관없는 정당선호도조사에서 PRI가 36.4%로 PAN의 18.2%와 PRD의 14.5%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또한 후보를 포함한 정당선호도 조사에서도 Enrique Pea Nieto의 PRI가 55.1%를 차지하니 역시 과반수다. 각 주요 정당의 유력한 11명의 후보 중 선호도와 인지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이가 PRI의Enrique Pea Nieto다. PAN과 PRD의 여러 가지 후보조합 경우로 조사를 해도 1위는Enrique Pea Nieto가 후보로 나선PRI다.

 

 2010년 작년 한해 멕시코 사회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은 '독립 200주년, 혁명 100주년'이었다. 올해는 일년 후로 다가온 '대선'이다. 독립과 혁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다시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치러지는 첫 번째 대통령선거다. 앞으로 딱 1년이다. 그 안에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 극단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사라지거나 피살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니, 혹은 온갖 부정개입의 소문이 자자한 나라이기도하니, 역시나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두고봐야할 일이다. 그럼에도 '12년만의 설욕'혹은'늙은 PRI의 재현'이란 말이 언론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것을 보면 어쨌든 그 현상은 하나일터, 아무래도 12년간 웅크리고 있던 PRI의 우세가 조심스레 점쳐지는 것은 사실인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