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남미지역원 ::::

“미등록 인구(불법체류자)가 넘쳐나고 있다. 2000년도 이후 미등록인구는 40%이상 증가되었다. 매년 50만명의 인구가 불법입국을 하거나 비자기한을 불법적으로 넘기고 있다. 이민관료제는 붕괴되었다. 이민관료시스템은 합법적으로 이민을 신청하는 자들에게 수년간 기다리도록 강요하면서 압도되었다. 이민감시는 비효율적이다. 최근 7배나 이민감시를 증대했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에는 3600명만이 검거되었고, 붕괴된 시스템의 부담을 이민가족들에게 전가해왔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전에서 나타낸 기존 이민시스템에 대한 비판이다.

현재 미국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단절의 문제는 많은 멕시코인과 미국인들이 불법이민자들을 보는 시각에 있다. 북부의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법의 문제라고 인식한다. 여기에는 규정, 기준, 대기시간 그리고 관료시스템이 존재한다. 이러한 시스템과 규정을 통해 일부는 입국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해 미국을 입국허용은 모두에게 제공되지 않는 하나의 특혜에 가까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9.11테러이후 불법체류자문제는 국가안보와 테러리즘과 연관되어 인식되어 왔지만, 노동력의 아웃소싱에 대해 논의할 때는 국외로의 아웃소싱에 대한 논의보다는 국내에 있는 라틴계 노동력이 그 중심이 됨으

로써 이중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멕시코인들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으로 일하러 가는 것은 삶과 지역문화, 그리고 일부세대에서 허용된 부분이다. 이는 분명히 미국에서의 멕시코인 노동력에 대한 요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정부가 엘파소와 샌디에고 지역에서의 주요 입국통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왔지만, 이는 오히려 불법이주자들이 매우 위험한 지역 통과를 시도하도록 만들었다. 매년 멕시코 북부 국경의 사막과 산악지역 통과를 시도하다가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300-400명이 넘는다. 북부지역으로의 이주를 하나의 권리로 인식하고 있는 멕시코인들과 라티노들에게는 미국의 국경강화가 ‘미국으로 오는 것을 죽도록 어렵게 하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 그러나 피닉스나 로스엔젤레스 등에 도착한다면, 다른 시각으로 보고 기꺼이 일자리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겠다’는 메시지로 보여져 온 것이 사실이다.(http://mexidata.info/id350.html)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는 미국 내 이민자들의 지지에 힘입은 바 크다. 오바마의 취임과 함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라틴계 이주자들이 갖은 이민정책변화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미국 내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자들의 요청은 시민부문에서는 새로운 미국대통령이 이민자들의 제안에 응하고 부시 정부에서 최근에 강화되어온 대규모 규제를 종식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민자들은 오랫동안 이민자들과 그 가족들을 압박해 온 정부의 불시단속, 불법체류자와 고용계약을 맺는 고용주에 대한 압력을 중단할 것이 핵심사안 들이다. 이러한 기대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이한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오바마의 문화적 배경은 매우 다양하고 독특하다. 이러한 오바마의 다문화적배경은 국내의 이민정책이나 외교정책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중요한 이유중 하나다. 아버지는 케냐출신이고, 어머니는 문화인류학자였다. 그리고 그는 케냐의 친지들과 함께, 혹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오바마가 2살 때 양친이 이혼을 하였고, 10세에 그의 부친을 만나면서 케냐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게 된다. 그의 의붓아버지는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그의 모친이 재혼하면서 그는 의붓아버지와 함께 사는 법과 더불어 이문화 사회에서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그의 외할머니가 거주했고, 그의 유년시절을 오랫동안 보냈던 하와이는 매우 훌륭한 다문화적 공간이다. 하와이의 미국인들의 선조들은 아시아, 폴리네시아, 유럽 등 다양한 출신들이며, 오바마에게 있어 이 지역은 다양한 문화들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상호작용하고 발전하는지를 배울 수 있기에는 완벽한 곳이었다. 또한 오바마의 모친으로 인해 그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달리하는 여러 가지 신념과 믿음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오바마가 가진 다문화적 특징들은 온갖 지역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미국의 모습과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바마를 1세대 미국인 중에서 대통령이 된 첫 사례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상 7번째에 해당한다. 오바마 이전의 대통령 중에서는 양친 중 한사람이나 양친모두 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독일 출신인 경우도 있었다. 앤드류 잭슨, 토마스 제퍼슨, 제임스 뷰케넌, 체스터 아더, 우드로우 윌슨, 허버트 후버가 바로 그들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비 유럽출신으로서, 그리고 아프리카 계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이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과 오바마가 제시한 이민정책개혁은 많은 미국 내 이민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오바마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이민정책은 공화당의 대선후보였던 메케인과 유사한 부분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이민법이 의회를 통과하는 것은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는 기존 이민정책에 대해 너무나도 오랫동안 미국정부가 이민과 관련한 주제들을 실질적인 해결을 찾기보다는 국가를 분리하는 데 치중이 되어왔다. 붕괴된 이민시스템은 이민자의 나라로서 전통을 재확인하고 법안을 강화하며 국경을 안전하게 하는 완전한 해결책을 제공함으로서 회복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의 핵심은 1) 안전한 국경 2) 이민행정의 개선 3) 불법이민을 통한 이득의 원천봉쇄 4) 멕시코. 중미국가들과의 협력으로 압축된다. 오바마 정부의 이민정책안에 따르면, 우선 국경지대와 모든 입국통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기술을 증진시키며 하부구조와 인원확충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또, 이민행정시스템을 수정하여 수많은 합법적인 이민자들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이들의 고용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다. 또, 의도적으로 불법이민자를 고용하는 업주를 처벌함으로써 일자리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불법적 입국을 감행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 고용주들의 이러한 불법노동자 고용은 미국민으로써 세금을 지출하지 않으려는 시도로 간주하게 될 것이다. 또, 멕시코나 중미지역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해당 지역의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은 불법이민을 감소시키는 데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이미 미국에 입국해 있는 불법이민자들에 대해서는 각종 등록, 벌과금납부, 세금납부, 영어학습 등에서 긍정적인 상태에 있는 이민자들을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민시스템을 수정하고자 한다. 또한 합법적인 이민자들에게 우선적 지위와 혜택을 부여함으로서 불법이민을 최소화하는 유인책을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의 골자다.

오바마 행정부는 올해 중요한 정책과제이슈들을 즉시추진 과제(Immediate Priorities), 다운 페이먼트(Down payments), 다운 더 로드(Down the Road) 과제로 분류되고 있다. 이민관련 개혁들은 13대 과제에 포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3번째의 마지막 과제로 분류되었다. 이에 따라 이민개혁법을 반드시 추진할 정책과제에 포함시킨 것은 다행이나 우선순위에선 밀려 추진시기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취임직전 관측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취임직후 추진하고 있는 아동건강법안은 이러한 이민정책개혁의 첫 신호탄으로써 오바마 새 행정부와 민주당 의회의 첫번째 이민옹호, 이민개혁법안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도 적극 옹호해 왔던 이러한 법안의 개혁은 멕시코 및 중미지역 출신의 라티노를 비롯한 이민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입은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첫 번째 이민개혁법안은 합법 이민자들 가운데 자녀들과 임산부들에게 정부의 아동건강보험이나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이드의 이용을 다시 허용하는 조치이다. 이는 1996년 복지개혁으로 부당하게 금지 당했던 합법 이민자들의 주요 권리가 10여 년만에 복원되는 것이다. 백악관과 연방상하원 다수당을 동시에 장악하게 된 민주당은 이러한 아동건강 법안을 (Children’s Health Bill) 이번 주안에 상정하고 내주부터 하원, 상원에서 다룰 예정이며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 새 행정부와 민주당은 포괄 이민개혁을 반드시 추진하되 경제위기와 공화당 진영의 반대 등을 감안하여 비교적 반대가 심하지 않은 조치들부터 순차적으로 성사시킬 것이며 불법이민자 구제, 합법이민 확대를 포함하는 포괄이민개혁법안을 취임초부터 본격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른바 Down Payment(예약금)과도 같은 이민옹호조치들을 잇따라 취해 나갈 것으로 언론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전인 지난 12일 이웃 국가의 대통령과 회동하는 전통관례에 따라 가장 먼저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오찬회동을 가졌고 포괄이민개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 또한 양국의 자유무역협정 및 마약범죄퇴치 등에도 서로 협력을 강화도 함께 논의되었다. 한편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당선인으로부터 취임 전 미국과의 관계를 재 다짐받는 한편 이민개혁안 추진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고 불법체류자 단속으로부터 미국내 거주하는 자국민들의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자들에 대해 친화적인 정책을 편다고 할지라도 이미 미국내에 입국해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정책에 국한되는 것이지, 멕시코와 라틴아메리카 인들의 합법적 이민이 수월해 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경지역 통제방식은 변화될 수 있겠지만, 통제의 수위가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미국이라는 국가가 이민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다문화적 배경을 가진 대통령이 등장했다 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미국민이 가지고 있는 국익은 변함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익집단에 의해 움직이는 미국정치의 특징도 이러한 이민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