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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시민단체(New Rainbow Coalition) 연구에 의하면, 마약과 관련이 있으면서 정부에 저항하는 우익민병대(Paramilitarismo)가 최근에 100개 이상이 새롭게 출현했고, 어떤 우익민병대는 1만 명 이상의 조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현한 우익민병대는 현재 콜롬비아의 중요한 5개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익민병대는 주로 1980ㆍ90년대 좌익 게릴라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지방의 목장 주와 대지주의 경제적 지원으로 출현할 수 있었다. 우리베 정부가 우익민병대의 "무장해제와 사회재통합"(Disarmament, Demobilization and Reintegration: DDR) 정책으로 이들이 무기를 정부에 인계했던 2006년까지, 우익민병대는 대부분 범죄, 마약거래, 토지약탈 등을 자행했다. 새롭게 출현한 우익민병대는 특히 콜롬비아의 태평양에 쪽에 있는 남서부 지역인 나리뇨(Narino) 주에서 게릴라, 마약세력 등의 무장 세력과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이들 무장 세력들이 나리뇨 주에서 경쟁하는 이유는 미국시장 마약판매를 위한 복잡하고 엄폐된 지형이 많은 미로 같은 해안선뿐만 아니라, 코카인 원료인 코카경작의 최적지에 대한 관할권 경쟁 때문이다.

우익민병대는 그들의 통제지역권에 살고 있는 농민을 우호적ㆍ비우호적 그룹으로 구분하여 비우호적인 농민의 집과 토지를 강제로 몰수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콜롬비아에서 약 3백만 명이 강제로 집을 터나 도시로 이주해야 했다. 이에 콜롬비아는 수단에 이어 세계에서 2 번째로 많은 강제이주자를 발생시켰다. 이렇게 지방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는 대규모 강제 이주는 200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데, 2002년 이래로 최악의 상태에 있다. 이러한 무력경쟁의 가장 최근의 이유는 우리베 정부의 정책에 따라 2006년 우익민병대의 3만 1천 명이 무기를 정부에 인계하면서 권력공백을 대신하기 위한 새로운 우익민병대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에서 위한 무장해제와 사회재통합 정책의 일환으로 수십 명의 우익민병대는 그들의 범죄사실을 자백

하면서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14명의 최고 지도자는 마약거래로 인해 2008년 5월 범죄인도 협정에 따라 미국에 인계되었다. 우리베 대통령은 2006년 무장해제와 사회재통합 정책으로 우익민병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무장 세력은 우익민병대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단순범죄조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우익민병대의 존재를 거부하지만, 새로운 범죄조직 구성원의 일부는 예전의 우익민병대 출신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은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즉 대규모 정부군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우익민병대 항복은 무장 해제라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전의 우익민병대 일원의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재통합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새로이 출현한 우익민병대의 15-20%는 이전의 우익민병대의 일원으로서 예전의 범죄를 다시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에서 무장 세력 출현은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가장 최근의 이유는 1958년 자유당과 보수당의 정치협약인 국민전선(Frente Nacional)으로 과두제가 구축되면서 정치에 국민의 희망이 반영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장 세력으로서 게릴라, 우익민병대, 마약세력이 등장했다. 1960ㆍ70년대에 출현한 게릴라 조직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민족해방군'(ELN), '민중해방군'(EPL), '4월 19일 운동'(M-19) 등이 있다. 현재까지 활동 중인 중요한 무장 세력으로서 게릴라는 FARC, ELN, M-19가 있다. 우익민병대는 국민전선이 잘 기능하지 않았던 1980ㆍ90년대에 게릴라 공격을 자체적으로 방어하고 정부의 게릴라 소탕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후 정부 정책으로 1997년 우익민병대 총괄기관으로서 '콜롬비아 자율방어협회'(Autodefensas Unidas de Colombia:AUC)가 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베 정부가 무장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게릴라 소탕에서 우익민병대 해체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2003년부터 무장해제와 사회재통합 정책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결과로서 우익민병대는 2006년 해체되었다고 우리베 정부는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면 콜롬비아에서 이러한 무장 세력들이 왜 출현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국내외적 요인으로서 경제적 요인, 국가의 미약성, 지형적 요인, 미국의 대외정책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1) 경제적 요인
콜롬비아에서 게릴라, 마약세력, 우익민병대가 출현한 요인은 이들이 마약과 납치 등 불법적 경제행위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1970년대 후반에 게릴라는 마약과 관련을 맺기 시작했다.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던 1991년 탈냉전 이후에 게릴라는 '마약 게릴라'로 변모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가 되었다. 또한 초기 우익민병대 일원도 대부분 마약이나 범죄와 관련이 있었고 1990년대부터는 콜롬비아 북쪽지역을 장악하면서 우익민병대 재정의 대부분을 마약과 납치 등 불법적 경제에 의존했다. 이처럼 막대한 이익을 제공하는 불법 경제는 무장 세력을 출현시켰다.

2) 국가의 미약성
콜롬비아는 1947-1958 동안의 '폭력시기'(La Violencia)에 20만 명이 희생되었다. 이처럼 정부는 사회갈등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국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장 세력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러한 국가 미약성의 요인으로는 광범위한 영토와 분리된 지형적 요인, 19세기 중반까지 내수시장을 형성하지 못할 정도의 외부 지향적이고 소규모인 경제의 특징, 강력한 지역주의와 양당제에 따른 불완전한 국가정체성 때문이다. 이처럼 콜롬비아에서 국가는 폭력독점을 이루지 못했고, 기본적인 국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했다. 이에 게릴라, 범죄조직, 우익민병대 등 다양한 형태의 무장 세력이 출현하게 되었다.

3) 지형적 요인
콜롬비아는 지형적으로 안데스 산맥이 남북으로 뻗어나가면서 국토가 여러 지역으로 분리되어 있다. 이렇게 분리된 지역에는 경제적 가치가 높은 자원이 상당히 존재했기 때문에 중앙집권적 국가 건설에 방해를 받았다. 이렇게 콜롬비아에는 자연자원이 풍부했고 다른 한편, 새로운 기술개발, 자본투자, 증가하는 수요 등으로 자원개발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자원개발 지역은 대부분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면서 여러 무장 세력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에 이들 무장 세력은 자신의 이익을 보호ㆍ확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무장 갈등이 격화되었다.

4) 미국의 대외정책
콜롬비아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에 참여하면서 미국을 지원했다. 이에 1950년대에 미국은 콜롬비아에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제공했다. 1960년대에도 게릴라 소탕과 '진보를 위한 동맹'을 위해 콜롬비아를 여러 방면에서 지원했다. 1990년대 콜롬비아의 무장 세력이 상당히 성장하면서 미 클린턴 정부가 "콜롬비아 계획"(Plan Colombia)을 통해 콜롬비아를 지원하게 되면서 콜롬비아는 더욱 군사화 되었고 이에 피해를 입은 무장 세력과 대립구도로 인해 무장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다.

1990년대에 콜롬비아의 경제적 어려움, 미약한 국가기능 등으로 인해 다양한 무장 세력이 출현했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는 게릴라가 남부지역을 지배하고, 정부는 중부지역과 주요 도시를 지배하며, 우익민병대는 북부지역을 지배하는 형국이 되었다. 이렇게 콜롬비아에서 다양한 무장 세력이 정부군을 능가할 상황에 이르자 미국정부는 마약퇴치 명목으로 1999년부터 콜롬비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 한다'라는 세이의 법칙 에 따라 미국은 국내 마약문제를 수요보다는 공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이에 미국정부는 콜롬비아 계획에 따라 마약퇴치를 위해 콜롬비아 정부에 40억 달러를 지원했다. 이에 콜롬비아는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이에 세계에서 미국지원을 3 번째로 많이 받는 국가가 되었다.
콜롬비아에서 코카경작 지역은 대부분 지형적으로 고립된 곳이다. 고립된 지역이기 때문에 농산물을 용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시장과 멀리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바나나와 카사바 같은 작물은 현금화에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코카의 경우 1헥타르 정도만 재배해도 충분치는 않지만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게다가 코카는 토양이 비옥하지 않아도 잘 자라고 병충해에 강하며, 재배 6개월 이후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1년에 3~6번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다른 작물이 계절적이라면, 코카는 1년 내내 재배ㆍ수확할 수 있고 현금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에 따라 콜롬비아 정부군은 사전예고 없이 공중에서 코카재배지역에 제초제를 살포했다. 이에 농민은 아이들과 함께 피신해야 했다. 이렇게 콜롬비아 정부군의 제초제 공중투하로 인해 농민들은 일반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토양오염,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을 받았다. 코카퇴치를 위한 정부군의 제초제 공중살포로 인해 역설적으로 코카의 가격과 생산은 더욱 상승했다. 따라서 콜롬비아 정부군의 제초제 공중살포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농민들은 코카손실에 대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평소보다 더 많은 코카를 재배하기 때문이다. 제초제 공중살포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마약퇴치 정책은 콜롬비아 농민의 삶을 황폐화시켰기 때문에 반미성향이 증가했고 더욱 많은 테러조직을 유발시켰다.
이러한 콜롬비아 국내사정과 함께 2001년 9.11테러로 미국의 콜롬비아 대외정책은 마약과의 전쟁에서 테러에 대한 전쟁으로 변모했다. 이에 콜롬비아 우리베 정부는 2002년 말부터 무장해제와 사회재통합 정책을 실행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어떠한 경우에라도 군사적 지원만으로는 콜롬비아의 마약과 테러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국의 콜롬비아 지원방향은 단기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적ㆍ사회적 발전지원, 민주주의 강화, 인권보호 등에 보다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