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수 명예교수 (포르투칼)

  

1. 선생님에게 중남미는 어떤 의미인가요?

   서양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는 70년대 초 우리에게 낯설기만 했던 중남미 연구가 마치 미지의 세계로의 탈출과 같이 여겨졌다. 유럽사에 국한된 학문의 세계에서 벗어나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지역으로 알려진 중남미를 연구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큰 자부심이었다.

  

2. 어떤 계기로 포르투칼어를 공부하시게 되었는지요?

   대학에 지원할 때 신문 광고에서 가장 나의 눈길을 끈 것은 포르투갈어(브라질어) 학과였다. 브라질 이민이 한창이었던 당시 분위기로는 이 언어가 매우 전도 유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입학 후 공부를 하면 할수록 “포르투갈이라는 한그루 거목의 둥치에서 가장 굵게 뻗어나간 가지가 브라질이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나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3. 학업 하시면서 어려운점이나 에피소드가 있었는지요?

   포르투갈어의 경우에는 이미 오랜 역사를 이룬 스페인어에 비해 학습 자료나 교재도 턱없이 부족했고 사전 하나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았다. 당시에는 교수진도 부족해서 스페인어과 출신 강사진들이 속성으로 포르투갈어를 익혀 우리를 지도했다. 유사한 언어의 특성상 초급 수준에서는 강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중급 과정부터는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강사진들 모두에게 많은 고충이 따랐다.

  

4. 중남미 연구의 다음세대 (후속세대)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발견의 시대의 주역들인 콜럼버스나 바스코 다 가마같은 위대한 항해가들의 업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역사에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간 수많은 항해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위대한 발견은 실현될 수 있었다. 중남미 연구에도 어렵고 힘든 개척 시대가 있었기에 오늘날과 같은 젊고 의욕 넘치는 세대가 희망찬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문화 관리(Cross Cultural Management)를 연구하는 미국의 한 학자는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국의 국력이나 미래를 전망할 때, 아마존 강만 연구하는 전문가도 수백명은 필요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신세대 중남미 연구자들은 창의력과 탐구정신을 발휘하며 밝은 미래를 향해 정진해 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