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환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1. 선생님에게 중남미는 어떤 의미인가요?

  중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외국어하면 제일 먼저 영어가 머리에 떠올랐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 및 영연방국가들을 연상하였다. 그 다음에는 제 2외국어로 배우게 되는 불어와 독일어를 외국어로 생각했었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인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정도를 생각했다.

  그러다 대학에 와서 포르투갈어를 전공하면서 중고등학교 시절의 생각은 ‘우물안의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았다. 포르투갈어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포르투갈 역사를 공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남한과 비슷한 영토를 가진 포르투갈이 포르투갈보다 80배 이상의 광활한 영토를 가진 브라질을 어떻게 식민지로 지배하였는지 궁금했었다.

  포르투갈의 역사를 통하여 그들의 개척정신을 알게 되었고 일찌기 해양으로 진출하여 많은 식민지를 거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포르투갈과 더불어 이베리아 반도에 있는 스페인도 해양진출에 박차를 가하였다. 두 나라는 새롭게 발견되는 영토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차지하기로 합의한 ‘또르데 질랴스 조약(Tratado de Tordesilhas)’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그 당시 교황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식민지를 차지하였다. 그리하여 오늘날 중남미 국가는 스페인령과 포르투갈령으로 양분되었다. 식민지 이후 브라질은 포르투갈어 그 외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다. 포르투갈어(브라질어)는 중남미 국가들 중에서 브라질에서만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브라질의 많은 인구로 인해 중남미에서 사용되는 인구비율로는 45%가 된다. 브라질의 영토는 중남미 면적의 거의 절반에 가깝다. 이는 1820년 후 부왕이 다스리던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군웅이 할거하여 여러 나라가 독립하였다. 그러나 브라질은 프랑스의 나폴레옹에 쫓겨서 브라질로 이주한 포르투갈의 왕이 직접 다스렸기 때문에 독립하려는 세력을 진압하여 한 나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중남미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나뉘어졌지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브라질이 유일하다.

  포르투갈의 역사를 배울 때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개척정신을 높이 평가했었다. 그러나 중남미 역사를 알게 되면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로부터 많은 박해를 받고 많은 것을 빼앗기며 고통을 겪었던 그들을 보며, 일제 강점기 시대를 지내온 우리나라처럼 뼈아픈 고통의 시대를 살아온 그들에 대하여 동병상린의 연민의 정을 느꼈었다.

  그 후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은 독립을 했지만 독재, 장기 집권, 군사혁명 등으로 정치적 안정을 얻지 못하였고, 경제적으로는 빈부의 차가 심하여 갈등이 심하고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었다.

  한국과는 거리가 멀고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하여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앞으로 개척할 여지가 많은 곳이라 생각했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 중남미 국가들을 개척자의 심정을 가지고 도전해 보고 싶었던 곳으로 생각되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꿈을 실현하고 싶었던 나라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2. 어떤 계기로 브라질/포르투갈을 공부하시건지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진로를 결정할 때, 남자로서 세계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제1인자가 되고 싶은 야망이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꿈을 가졌었다. 나는 외국어를 좋아했기 때문에 외대를 선택했고 학과를 선택할 때는 신설학과를 선택하기로 했었다. 그 당시 신설학과로는 베트남어과, 태국어과, 포르투갈어과가 있었다. 세 가지 언어 중에서 기왕이면 영토가 큰 나라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과를 선택하였다.

  이런 계기로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개척해보겠다는 야망을 갖고 포르투갈어를 전공하게 되었다.

  포르투갈어를 공부하면서 포르투갈은 물론 브라질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 협소한 영토를 가진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광활한 영토를 갖고 있는 브라질은 당연히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인구는 많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넓은 영토, 풍부한 지하자원, 울창한 삼림을 가진 아마조나스, 세계에서 제일 큰 이과수폭포 등은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었다.

  부족하지만 스페인어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였다. 그리하여 중남미 여러 국가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되었다. 특히 마야 문명, 잉카 문명과 아즈텍 문명의 발상지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은 의욕도 있었다.

  

3. 포르투갈어 및 중남미 관련해 공부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처음 입학해서는 포르투갈어에 관한 자료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공부하여 어려움이 많았다. 이것은 개척자가 겪어야 될 고충이라 생각하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였다.

  물론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자료도 우리나라에서는 연구가 부족한 까닭에 영어나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된 자료를 통해서 공부해야 했다. 그 자료마저 최근 자료가 아니라 오래전에 출판된 자료를 이용하다보니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개척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다.

  

4. 브라질의 현재 정치적 상황이 좀 어렵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브라질 상황은 현재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여년간 군사독재 정부로 인하여 빈부의 차이가 심해졌습니다. 민간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기득권을 가진 중도 우파가 오랫동안 권력을 가지고 다스림으로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심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습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룰라가 대통령이 되면서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하여 어느 정도 사회적 안정을 가져 오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후광을 입은 호세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무능한 정치, 측근들의 비리로 인하여 탄핵을 받아 업무정지 되어 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준 상태입니다. 정치적으로 불안하니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이 불안합니다. 게다가 남미에서 최초로 올림픽 개최국이 되었으나 지카바이러스 질병, 수질 오염, 환경 오염 등 위생적인 문제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5. 중남미 연구의 다음세대(후속세대)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요?

  우선 중남미는 아직은 미개척분야가 많으므로 개척자 정신을 갖고 도전해보기 바랍니다. 언어학을 공부하거나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언들의 언어와 생활 풍습 등을 연구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언어와 생활 습관도 유사한 것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추장이 쓰는 모자를 인디어말로 고깔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고깔과 비슷한 모양입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생활용품으로는 맷돌, 요강, 키 등이 있습니다.

  중남미 고대 3대 문명, 페루를 중심으로 안데스 산맥에 잉카문명, 멕시코 고원에 마야문명, 아즈텍 문명 등 수수께끼 같은 문명의 발상지를 찾아서 탐사하고 연구해보기를 권해 봅니다.

  광활한 브라질 평원에 우리의 농업 기술과 농기계 등으로 농사를 지어 이 세계의 식량부족을 해결해 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