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

윤현덕(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제가 중학교 때 가족 모두가 브라질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상파울로에서 20년 살았어요. 브라질에서 중, 고등학교를 마치고, 상파울로에 있는 푼다사옹 제툴리오 바르가스 경영대학에 입학했죠.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국제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이러한 나의 성장 배경은 아무래도 브라질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었고, 라틴아메리카 학회와도 1988년부터 인연을 맺게 된 것이지요. 그 당시 학회가 서울대에서 개최되었는데 그때 브라질에 관한 논문 토론자로 학회에 참석했어요.

　그 이후 라틴아메리카 학회에서 활동하시는 선생님들과 교류가 많았고, 특별히 김달용 선생님이 회장을 역임하실 때 브라질 관련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논문도 쓰면서 라틴아메리카지역 연구 분야와 학회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죠. 브라질 관련 연구를 하시는 분이 별로 없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라틴아메리카 학회는 주로 언어를 전공하신 분들이 중심을 이루었고, 이후 정치학, 국제관계학, 문학, 철학, 역사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지신 분들과 함께 경제학과 경영을 전공하신 선생님들의 참여로 회원구성이 다양해 졌어요. 인문사회 영역에서는 라틴아메리카 학회처럼 다양한 분과학문의 토론이 진행될 수 있는 학회는 아마도 별로 많지 않다고 저는 생각해요. 제가 알기로 서어서문학회는 주로 언어나 문학을 전공하신 분들로 구성되어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라틴아메리카 학회는 어문학 전공자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독특했어요. 사실 라틴아메리카학회와 같은 학회는 거의 볼 수 없어요.

　학회나 세니마 혹은 정부 정책토론에서도 우리는 늘 중남미지역의 중요성은 언급합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너무 멀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연구자들이 확대된 지역이 아니어서 인지는 몰라도 중남미지역의 중요성은 그렇게 어필이 잘 안됐던 것 같아요. 정치나 외교 혹은 교육관계나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가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해도 그것이 전반적인 실행으로 옮겨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의 예만 보더라도 그동안 인적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우리보다 훨씬 더 높은 편이죠. 라틴아메리카지역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에 앞서 저는 인적교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증가하면 그에 따른 교류가 활발해져서 무역이나 수출 및 교역량도 많이 늘어나지요. 이러한 과정속 에서 외교나 정치적 관계를 보완하고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되는 것이지요. 라틴아메리카에서 우리 한국기업들이 얻을 만한 게 별로 없어요. 우리나라는 수출을 주로하고, 라틴아메리카에서 수입하는 것이 극히 제한된 품목이라 교류가 확대되지는 않았어요. 제가 보기에 1996년도 김영삼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라틴아메리카를 방문했고, 그 이후 라틴아메리카 측에서도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관계가 호전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996년 대통령 순방이후 LG회장님을 중심으로 한-중남미협회가 형성되었어요. 중남미지역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거예요. 그러나 협회가 국내 중남미지역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못해온 것이 사실이죠. 이제는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들과의 외교역량도 확대되었고, 우리한국의 외교역량이나 교역량도 확대되면서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된 거죠. 특히 한국의 대기업들은 글로벌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나름대로 남미시장 확보를 위해 많이 진출했지요? 물론 진출했다가 철수하고 또 다시 진출하고 철수하는 과정을 반복했지만, 그런 와중에 칠레와 FTA를 체결하면서 교역량이 증가했어요. 또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와 같은 나라들이 침체되어 있다가 2000년 접어들어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었는데 특히 브라질은 많은 변화를 거쳐 현재로서는 우리의 교역파트너 혹은 외교파트너로서도 사실 중요 위치까지 올라온 거죠. 브라질은 현재 경제 환경 측면에서도 많이 개선되고 안정되었고, 한편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제행사를 준비하면서 예전과 다른 축제분위기입니다. 물론 아직도 해결해야할 문제는 많지만 그래도 몇 년 후면 현재 보다는 좀 더 좋아질 거예요. 사회문제라든지 빈곤의 문제 그리고 정치적인 문제는 많이 개선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중남미 지역이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논의는 무의미하고,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상황이 됐다고 전 생각해요. 단순히 중남미지역이 시장으로서의 잠재성이나 교육, 외교 파트너로서가 아니라 이제는 모든 측면에서 중남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국기업은 지금까지의 성장패턴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거든요. 새로운 교역파트너는 당연히 찾아야하고 새로운 지역에 진출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중국의 경우 아프리카에게 관심을 갖고 투자도 늘리는데 현재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우리 한국인들의 시선은 60-70년대 우리가 중남미를 바라보던 시선과 유사한 것 같아요. 멀리 있고, 가능성은 있지만 갈 길도 없고, 갈 이유나 기회도 없는 그런 대상으로 여기지 않나는 생각이 들어요.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 중국이나 일본은 중남미를 대상으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그 투자에 따른 인적교류나 교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확대되는 거지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제는 중남미에 대한 연구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안하게 좋을 것 같아요. 중남미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고, 중남미를 소홀히 하면 죽습니다. 이런 시각에서 라틴아메리카 학회 세미나 혹은 연구주제가 중남미의 중요성 강조 및 관계 활성화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을 넘어 이제는 중남미가 우리에게는 당연한 지역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지역과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지금까지 우리는 연구든 뭐든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약간의 탐색전을 했다고 본다면 이제는 정말 각 분야별로 전문적으로 접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라틴아메리카 학회는 전에 말씀드렸듯이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회원들로 구성되었는데 이런 다양한 분과학문의 전공자들이 모인 학회는 거의 없어요. 문학, 철학, 정치, 경제, 경영, 외교 및 국제관계 등 지금까지 우리는 각 분야에서 자기영역만 놓고 얘기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분과학문이 묶어져서 공동연구를 통한 학제간의 연구를 진행해야합니다. 공동연구를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 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 나 외교 분야를 전공하신 분은 경제적 혹은 인적교류를 전공하신 분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해야 좀 더 심층적인 연구를 통한 전문적 성과를 누적 시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학계간의 연구방법은 어떤 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분과학문의 전공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이였죠? 한 주제에 대한 공동연구는 자기영역에서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미국학자의 경우 중남미연구를 살펴보았더니 철학을 전공하신 분 혹은 문화비교학분야를 전공하신분이 경영학의 어떤 영역에 접근해서 자기분야의 측면에서 논문 쓴 것이 꾀 많이 있더라구요. 예를 들어 우리는 학제간 연구를 한다고 하면 브라질의 기업구조나 인사 조직구조분야 전공자는 자기 분야에 관한 것만을 연구하고 또 문화를 전공하신 분은 소위 기업문화에 대한 논문을 쓰는 정도였지 문화비교학을 전공하신분이 깊이 있게 브라질기업들의 인사조직 문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 보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우리도 이런 단계로 진입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문학을 전공하신 분은 단순히 언어 혹은 문학영역에서만 연구를 접근 할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소설을 보면 그 시대의 배경이 분명이 나오지 않습니까? 우리가 시대배경에 대한 설명은 많이 하는데, 그 시대를 통해 기업구조 및 인사조직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어요. 지금 미국학자들은 자신의 전공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과학문에 대한 접근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우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진입하지 못한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 역량에 달려 있기도 하지만 관심일 것 같군요. 관심영역을 단순히 앞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있는 뒷면이나 측면에 대한 뭐랄까? 호기심 혹은 새로운 영역을 한번 찾아가 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시대배경에 대한 설명은 많이 하는데, 그 시대를 통해 기업구조 및 인사조직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어요. 지금 미국학자들은 자신의 전공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과학문에 대한 접근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우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진입하지 못한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 역량에 달려 있기도 하지만 관심일 것 같군요. 관심영역을 단순히 앞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있는 뒷면이나 측면에 대한 뭐랄까? 호기심 혹은 새로운 영역을 한번 찾아가 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