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2-31 10:37:32 조회수 : 577

아르헨, 채무 완전 상환 美 판결에 정식 항소


'벌처펀드 윤리성 판결'인 셈…채권시장 파급효과 지대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 아르헨티나가 과거 채무 구조 조정에 응하지 않은 헤지펀드들에 100% 상환하도록 한 미국 법원 판결에 정식 항소해 귀추가 주목된다.

아르헨은 변호인단을 통해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 소재 미국 제2 순회 항소법원에 항소했다고 외신이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연방법원 뉴욕 지법은 지난 11월 중순 아르헨의 채무 조정에 응하지 않은 2개 헤지펀드에 채무 13억 3천만 달러를 100% 지급도록 판결했다.

법원은 아르헨이 직접 지급하는 대신 법원이 통제하는 계좌에 지난 15일까지 입금토록 지시했다.

이에 대해 아르헨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당시 "아르헨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단 한 푼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 법정이 '벌처펀드'를 옹호하는 "사법적 식민주의 태도를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항소법원은 지난 21일 하급 법원 판결을 정지하고 내년 2월 27일까지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아르헨은 자칫 '기술적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직면할 뻔한 위기를 넘겼다.

아르헨은 11년 전 1천억 달러 규모의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채무 구조 조정에 나서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 채권단과 합의를 이뤘다.

채권단의 92%가량이 이에 응해 채무를 달러당 25-29센트 수준에 구조 조정하는 헤어컷(손실 상각)에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 헤지펀드들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아우렐리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채무 100% 상환을 요구하며 불응했으며 결국 미국 법정에 제소했다.

아르헨은 이번에 항소 법원에 "이들 헤지펀드와 별도 채무 구조 조정을 협의할 수 있다"고 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헤지펀드가 이 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일제히 내다봤다.

이들은 아르헨의 항소가 어떻게 귀결될지가 앞으로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즉, 한 국가의 차입에 대한 외국 사법권의 영향력 여부가 가늠되는 계기가 될 것임을 주목했다.

또 아르헨이 끝내 패소하면 앞으로의 국가 차입은 물론 채권 거래에도 심각한 파급 효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이들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아르헨이 당시 구조 조정하고 나서 상환해야 하는 240억 달러에 대한 채권단의 시비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왜냐하면, '왜 우리만 손해를 감수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jksu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2/30 11: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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