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2-13 13:29:34 조회수 : 644
차베스 건강 둘러싼 '낌새' 이상하다

베네수엘라 최측근들, 온 종일 건강 우려 발언

차베스 유고 시 정치적 혼돈 가능성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쿠바에서 암 수술을 받은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놓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차베스는 과거 세 차례나 암 수술을 받은 바 있지만 이번처럼 베네수엘라 정부 내부에서부터 그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상황 자체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차베스가 쿠바로 떠나기 전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국영TV에 주요 내각 인사들과 나와 차베스가 어려운 회복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차베스의 건강상태가 현저히 떨어져 있음을 시사했다.

AP통신은 마두로가 성명을 읽는 동안 슬퍼 보였다며 때로는 목소리가 쉬고 갈라졌다고 전했다.

이는 오랫동안 모셔온 최고 지도자의 병환을 알리는 후계자의 고된 모습으로 읽혀질 수 있지만 과거 수술 때마다 차베스의 건강회복을 자신했던 때와 상당히 다른 분위기로 받아들여진다.

마두로는 방송에서 차베스와 함께 떠났다 돌아온 라파엘 라미레스 석유장관,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과 이날 새벽까지 차베스 건강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해 최측근 3인방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음도 짐작하게 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통신정보장관은 차베스가 내년 1월 10일 열리는 취임식 전에 건강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대통령이 국민의 사랑으로 회복해 네 번째 임기를 맡게 되기를 확신하길 바란다"면서도 "그러지 못할 경우 그것을 이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것을 국민에게 주문했다.

차베스가 네 번째 암수술에 들어간 뒤로 베네수엘라 내각 관료가 유고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16일 있을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베네수엘라 정부와 집권당이 차베스의 건강위기설을 증폭시켜 지지자들의 단결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베스는 지난 9월 대통령 선거 유세 중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유를 잃었다며 눈물을 흘려 지지자들의 동정을 자아냈지만 야권으로부터는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차베스가 암으로 인해 정치무대에서 사라질 경우 베네수엘라에 미칠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남미 대표 좌파 지도자인 차베스는 1999년부터 14년간 베네수엘라를 통치해 온 인물로 복지 혜택의 수혜자인 빈민층을 중심으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부유층과 기업인에게는 '공적'으로 여겨질 정도로 평가가 엇갈린다.

갑작스레 차베스가 사라진 베네수엘라에서 차기 대권을 둘러싸고 양측간 격렬한 논쟁이 촉발되며 다분히 폭력적인 양상으로도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차베스 찬반 세력들은 과거 선거 때나 정치적 쟁점이 불거질 경우 거리에서 거세게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차베스든 야권이든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오마르 멘데스(자영업자)는 AP통신에 "많은 사람이 차베스의 죽음을 감히 말하지 못하지만 그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이들은 차베스의 사망이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적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병을 이겨내지 못해 벌어질 결과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12/13 11: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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