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1-14 09:58:49 조회수 : 927
아옌데 손녀, 산티아고 선거서 패배…재검표 결과 30표차로 현 보수파 구청장에 밀려

기사등록 일시 [2012-11-14 09:36:30]

[산티아고(칠레)=AP/뉴시스] 차의영 기자 = 1973년 국민이 선출한 좌파 대통령이면서 피노체트 쿠데타에 의해 정권을 뺏기고 사망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의 손녀 마야 페르난데스 아옌데(41)가 13일 실시한 산티아고 누노아 구청장 선거의 재검표 결과 패배했다.

지난달 실시된 선거에서 페르난데스 아옌데는 현 구청장인 보수파 국가개혁당의 페드로 사바트를 누르고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고 사바트도 패배를 인정했었다. 그러나 사바트가 최근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 사바트가 3만4247표, 페르난데스 아옌데가 3만4217표가 나와 30표차로 사바트가 승리했다.

어이없게도 국가개혁당이 재검표를 요구한 선거구는 바로 1973년 아옌데를 축출한 군부가 수많은 좌파 정적들과 국민들을 고문하고 살해했던 역사적인 장소 칠레 국립경기장 구역이었다. 지난 16년 동안 이 지역에서는 세 차례나 보수파 구청장이 당선됐다.

마야 페르난데스 아옌데는 재검표가 시작된 이후 공식적인 언급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지지자들을 향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결과가 번복될 것을 예상한 듯한 메시지가 올려져 있었다.

"이번 선거에 나선 자체가 승리였기 때문에 우리는 슬픈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함께 일하며 다양한 의견차를 좁히는 훈련이 더 필요합니다"라고 그녀는 썼다.

58세의 사바트도 산티아고시 구청장들까지 직접 자기 손으로 지명했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철권 군사독재 치하에서 1987~1989년 누노아 지역 구청장으로 복무했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의 학생 시위에서 사바트는 시위대의 격렬한 증오의 대상이었다. 한때는 그의 집무실 점거와 학교 폐쇄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사바트는 무자비하게 시위를 진압했으며 관내의 한 여학교를 '매춘굴'이라 부르며 폭언을 퍼부었다가 나중에 사과하기도 했다. 

사바트는 "학생들이 내 얼굴에 침을 뱉고 공격하는 와중에 일어난 일이다. 앞으로 4년 간은 모든 사람에게 더 친근한, 더 나은 구청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바트 반대시위 가담자들이 투표할 연령에 이르러 생애 최초의 투표에 대거 참가한 이번 선거로 칠레 국민은 페르난데스 아옌데가 앞으로 칠레에 변화를 몰고 올 정치의 첫걸음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점쳤지만 실패로 끝났다.

언제나 학생들의 편이었던 사회주의자 페르난데스 아옌데는 선거기간 중 젊은 학생들과 여성들을 거느리고 집집마다 돌며 유권자들의 요구 사항을 들었고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분열에 시달리고 있는 칠레를 이끌기 위한 원대한 목표를 피력해 왔다.

"어려서부터 가족들이나 방문객들로부터 언제나 정치에 관한 이야기만 듣고 자랐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정치를 좋아했다. 아마 할아버지나 다른 가족들도 정치가 칠레를 위한 소명이라고 여겨서 정치 투쟁에 나서기로 결단을 했을 것이다"라고 그녀는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