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1-12 10:31:11 조회수 : 596

수도 아바나 가게주인들, 정부 개혁책에 만족

"하고 싶은 일 해서 좋아…돈도 많이 벌고 싶어"

(아바나=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가게 하나 더 열고 싶어요"

8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한 주택가.

서너 집 사이로 마당에 상점을 열거나 노점을 차려놓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수년 전만 해도 아바나에서 이 같은 거리풍경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 고개를 거리 좌우로 돌리면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모습이 됐다.

상점 대부분은 쿠바 정부가 2010년 178개 업종에 대해 자영업을 전면 허용한 뒤 등장한 것들로 '창업 전성시대'를 이끄는 주인공들이다.

평일 오전인데도 일부 상점에는 드나드는 고객들로 활기가 넘쳐 보였다.

손님이 많아 벌이가 괜찮은 덕분인지 자영업 현실을 궁금해하는 외국인 기자가 불쑥 가게를 찾아왔는데도 반갑게 맞아 줬다.

자영업자 대부분은 정부 개혁책을 묻는 말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발사로 전업한 전직 국영회사 직원부터 간식거리를 파는 50세 남성까지 과거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며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작년 3월부터 간식 노점을 운영해 온 오메로 바예(50)는 "요즘 어떠냐"는 질문에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럭저럭 먹고 살 만하다"면서 과거 어머니와 함께 음식점을 했을 때보다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음식점을 했을 때 냈던 세금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주택가 입구와 가까운 곳에 잡화점을 낸 미르타 라미레스(43.여)는 가게에 옷과 장신구, DVD 복제물을 잔뜩 진열해놨다.

DVD 복제물을 거리에서 임의대로 파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엄연히 불법행위로 간주되지만 이곳 쿠바에서는 정부 허가만 받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들을 통해 자영업 허가증을 공개한 라미레스는 "여기, 내 집 앞에서 가게를 할 수 있어 기쁘고 만족스럽다"며 "앞으로 가게 하나는 더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전에 유치원에서 일했다는 라미레스는 다만 비슷한 상점이 많이 생기면서 경쟁이 심해졌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라미레스 가게 왼쪽으로 이발소를 운영하는 라이델 페레스(34)는 정부의 경제개혁에 관한 생각을 묻자 "(미래에 대한) 전망이 생겼다"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과거 국영기업 직원이었던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좋다"면서 "자기 일이 있어서 흡족하다"고 좋아했다.

번잡한 아바나 거리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연 그레텔 사라비아(53ㆍ여)도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에 따라 새로운 꿈을 꾸는 모습이었다.

불과 2주 전 넓은 정원이 달린 집을 개조해 음식점을 개업한 사라비아는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게 된 것도 자영업을 하며 누리게 된 장점으로 소개했다.

그는 "내 식당이 (아바나에서) 가장 훌륭한 식당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말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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