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의회의 탄핵으로 축출된 페르난도 루고 전 파라과이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루고 전 대통령은 이날 "내년 4월21일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라과이에서는 내년 4월21일 정·부통령과 주지사, 상·하원 의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진다.
루고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좌파정당연합에서 의사인 아니발 카릴로가 대선 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과이의 20여 개 정당과 정치·사회 단체로 구성된 좌파정당연합은 지난 8월 말 루고 전 대통령을 새 대표로 선출한 바 있다.
루고 전 대통령은 애초 내년 선거에서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할 뜻을 밝혔으나 중도좌파연합에서는 대통령 후보 출마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가톨릭 사제 출신의 루고 전 대통령은 빈민구제 활동을 통해 얻은 빈곤층과 노동자, 농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2008년 4월20일 대통령 선거에서 40.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파라과이에서는 지난 6월 경찰과 농민의 충돌로 1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의회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루고 당시 대통령을 탄핵했고, 같은 달 22일 페데리코 프랑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러자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은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을 내년 4월 선거 때까지 정지시켰으며, 파라과이는 남미 지역에서 고립 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