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8-12-24 16:39:35 조회수 : 609
국가 : 파나마 언어 : 한국어 자료 : 정치
출처 : 매일경제
발행일 : 2018-12-23
원문링크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799040

파격적인 규제개혁 나서고
외투 수출기업 법인세 면제
정치화된 강성노조 없어

중산층 10년새 2배씩 늘고
10년간 성장률 年평균 7.8%
내년 1인소득 1만7120弗로
칠레 넘어 중남미 1위 눈앞

새 운하로 160개국 연결
중남미 물류중심지 부상

 

  • 이재철, 황순민, 정욱, 김인오 기자
  • 입력 : 2018.12.23 18:23:16   수정 : 2018.12.24 07: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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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2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만난 현지 최대 산업용 배터리 수입업체 `라 카사 데 라스 바테리아스`의 후안 옥타비오 디아즈 회장은 파나마가 `기업 천국`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업 천국을 만든 세 가지 요소로 낮은 법인세, 합리적인 규제 환경, 낮은 노조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파나마 정부는 전략적으로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전액 감면해주는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다"며 "노조 문제에서도 정치화된 강성 노조가 없어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부를 창출해내는 기업을 존중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파나마는 규제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산업을 시도하도록 하고 문제가 생기면 손질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택하고 있어 기업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을 경제의 기둥으로 인정해주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파마나 경제는 10년간 (파나마통계청, 2007~2016년)연평균 7.8%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훨훨 날고 있다.

    실제로 파나마시티 중심부를 둘러보면 삶의 질이 중남미 타 국가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쇼핑가에서 흔쾌히 지갑을 여는 중산층이 많은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빈곤층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이다. 미주개발은행(IDB)에 따르면 파나마 빈곤층 비율은 2002년 36.3%에서 2014년 19.6%로 감소했고, 중산층 비율은 28%에서 44%로 급증했다. 파나마 경제를 이끄는 핵심 축은 일단 파나마 운하다. 파나마는 2016년 새 운하를 개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류혁명을 일으켰다. 파나마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 스캔들로 촉발된 파나마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운하 확장을 통해 일부 불식하는 데 성공했다. 파나마 운하는 연간 2만5000척 이상이 지나며 전 세계 160개국 1700개 항구와 연계돼 있다.

    입슨 솔리스 파나마 운하청 관계자는 "운하 확장으로 연관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고용이 창출됐다"며 "10년 이내에 통항 수입이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파나마 경제성장에 운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받아 국민에게 뿌려주는 포퓰리즘 정책에 안주했다면 파나마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파나마는 파나마 운하 확장을 계기로 삼아 △정부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 △외국인 투자 확대 △소비 진작으로 중산층 확대 정책에 집중했다.

    파나마 정부 관계자는 "160개국에 144개 해상 항로로 연결된 파나마는 모든 라틴아메리카 시장과 카리브해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파나마의 진정한 잠재력은 인구 400만명에 불과한 파나마 시장이 아니라 13억명 라틴아메리카의 잠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허브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파나마 정부는 국제 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항만시설과 함께 지하철, 교량, 도로, 공항, 병원, 호텔, 주택, 전력 등 관련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의 확고한 실리주의 노선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파나마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다. 낮은 법인세와 파격적인 규제개혁으로 외국 투자 기업에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신뢰를 확보했다. 파나마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파나마는 자국에 세운 법인을 통해 수출하면 매출에 대한 세금을 완전히 면제해주고 있다. `개방성`은 다른 특징이다. 회사 이전과 임원 국적이나 파나마 거주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사회와 주주총회 역시 파나마가 아닌 전 세계 어디에서도 개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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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지난 1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 시내에 위치한 하드록호텔에서 바라본 파나마 중심가의 모습. 해안을 따라 고급 호텔, 기업 지사 등이 자리 잡은 고층 빌딩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황순민 기자]

    달시 산타마리아 베가 파나마 산업통상부 대외홍보부장은 "지난 2년간 파나마는 평균 50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했고 이 중 65% 이익을 파나마 경제성장에 재투자했다"며 "파나마는 통화 정책이 없는 달러화 경제이므로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을 펼치는 데도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희 KOTRA 파나마 무역관장은 "파나마의 1인당 소득과 중산층 증가는 소비자의 구매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성은 파나마 투자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파나마를 이끌고 있는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대통령은 2014년 5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제2 야당인 파나메니스타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파나마의 경제 도약을 원하는 국민의 선택이었다. 바렐라 대통령은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도 이전 정부가 추진한 경제개발 프로젝트와 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파나마는 최근 10년간 매번 정권이 바뀌고 있지만 이 같은 대원칙을 유지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다수 의석을 확보한 야당이 정부에 적극 협조하고, 해외 투자 유치와 경제성장을 위한 입법에도 발목을 잡는 일이 없는 점도 정치적·사회적 갈등으로 경제가 담보 잡힌 여타 중남미 국가와 차별된다. 여기에 친기업적 사회 분위기로 `노동 리스크`가 제로에 가깝다는 것도 강점이다.

    또 파나마 정부는 외교적 결단을 감행하며 해외 투자 유치와 기업의 판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대만과 수교를 단절하고 자국 경제성장에 더 큰 이익이 될 중국과 손잡은 것은 파나마의 실리주의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은 파나마가 중남미 국가로는 처음이다.

    파나마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 이후 중국과 28개 외교 투자협정을 체결하며 한몫을 두둑이 챙겼다는 평가다.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친기업 실용주의 정책은 파나마를 중남미 최고 부국으로 올려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파나마의 내년 1인당 국민소득은 1만7120달러로 칠레(1만6280달러)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마가 중남미의 싱가포르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나온다.

    [기획취재팀 = 이재철 차장(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더블린 로마 아테네) / 황순민 기자(파나마시티 부에노스아이레스) /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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