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에 미온적인 아르헨티나 강한 압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상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메르코수르의 단일 협상안을 마련해 12월 중 EU 측에 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브라질 정부는 메르코수르-EU 자유무역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르헨티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의 개별 협상안을 모아 협의를 거쳐 단일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라질과 우루과이, 파라과이는 이미 개별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보호주의를 강화해온 아르헨티나는 협상안 제출을 늦추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EU와 메르코수르 양측의 교역 품목 가운데 85∼90%에 대해 10∼15년의 시한을 두고 수입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체 협상안을 지난달 초 내놓은 상태다.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브라질 외교장관은 지난주 메르코수르의 6개월 단위 순번 의장국인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메르코수르 외교·경제장관 회담에서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에게 신속한 태도 표명을 촉구했다.
피게이레도 장관은 오는 15일 역시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후속 회담 때까지 협상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메르코수르와 EU는 1995년에 무역협상을 시작했으며 1999년부터는 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메르코수르의 농산물 수입관세 인하 주장과 EU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 요구가 맞서면서 2004년 10월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메르코수르와 EU가 FTA를 체결하면 인구 7억5천만명, 연간 교역 규모 1천30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 등장하게 된다.
한편 브라질은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 FTA 분야에서 크게 뒤졌다. 1991년에 출범한 메르코수르가 회원국의 개별 자유무역협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은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 3개국과만 FTA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협정이 발효된 것은 이스라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