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1-19 13:32:39 조회수 : 639

아르헨티나 대통령, 지지 기반 '흔들'


성장둔화, 인플레, 부패의혹 등 영향…"3선 행보 어려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갈수록 지지 기반을 잃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7년에 처음 집권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54.11%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고, 12월10일 임기 4년의 2기 정부를 출범시켰다.

2기 정부 출범 직후인 올해 2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70%를 넘었다. 그러나 지금은 30%대를 지키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경제성장 둔화, 25%대에 이르는 높은 인플레율, 아마도 보우도우 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 언론계·노동계와의 갈등 등이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을 급격하게 끌어내린 원인이 됐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8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코르도바, 살타, 로사리오, 멘도사, 산타페, 라 플라타, 바릴로체 등 주요 도시에서는 5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상파울루, 미국 뉴욕,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에 사는 아르헨티나인들도 시위에 가세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지난 9월13일에도 20만 명이 참가한 시위가 발생한 바 있다. 12월 초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대는 인플레율 조작 논란과 달러화 거래 규제 강화, 대도시 범죄율 증가, 언론자유 탄압, 부통령의 부패 의혹 등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의 난맥상을 강하게 성토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3선 시도설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의 유명 여론조사회사인 폴리아르키아(Poliarquia)의 세르히오 베렌스테인 소장은 "아르헨티나 내 여론은 매우 불안정하다"면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렌스테인 소장은 경기 침체와 고 인플레, 달러화 거래 규제 강화 때문에 특히 중산층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정치·경제·사회 현안에 대해 강경일변도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민심을 잃은 주요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정치 전문가인 마르코스 노바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시도를 포함해 몇 차례 '실수'를 범하고 나서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바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말도 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에 대해서도 "아르헨티나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돼 있다"며 시위 지도부를 비판하는가 하면 보수우파 야권을 시위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3선 시도설이 반정부 시위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3선 시도에 부정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매니지먼트 & 피트(Management & Fit)가 지난 4일 발표한 조사 결과 65.9%가 개헌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최근에 개헌이 이뤄진 때는 1994년이다. 카를로스 메넴 당시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연임에 성공하며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집권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1/19 01: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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