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 작성일 : 2012-10-26 09:50:36 | 조회수 : 662 |
우루과이의 실험…중남미 보수 문화에 도전 낙태 허용, 마리화나 합법화, 동성결혼 인정 등 시도 (몬테비데오<우루과이>=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남미 국가들은 요즘 우루과이의 실험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 350만 명에 불과한 소국 우루과이가 중남미에서 가장 진보적인 사회정책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하면서 가톨릭으로 대표되는 보수 문화에 대한 강력한 도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의회는 최근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법령은 9월25일 하원 표결에서 찬성 50표 대 반대 49표, 10월17일 상원 표결에서는 찬성 17표 대 반대 14표로 통과됐다. 얼마나 치열한 논란이 벌어졌을지 짐작할 만한 표결 내용이다. 낙태의 제한적 허용에 찬성해온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법령을 공포했다. 법령이 공포됐으나 낙태 허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보수 성향의 야당 정치인과 사회단체 회원들은 낙태 허용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낙태 허용 법령 취소를 위한 전국위원회'를 구성해 국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우루과이의 낙태 허용 결정은 중남미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에서는 쿠바와 푸에르토리코, 가이아나가 낙태를 합법화하고 있다. 멕시코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만 2007년부터 낙태가 허용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등에서도 현재 낙태 허용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성폭행 등에 따른 원치 않는 임신과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때, 무뇌아(신경관 결손 태아)인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우루과이 정부는 마리화나 합법화도 추진하고 있다. 마약 밀매를 통해 범죄조직에 검은 돈이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고, 마약 중독자 확산을 막으려면 차라리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게 낫다는 논리다. 우루과이 정부는 지난 8월 초 마리화나의 생산과 유통, 판매를 정부가 통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의회에 보냈다. 우루과이 정부는 연간 마리화나 소비량을 27t 정도로 추정하고, 최소한 100㏊의 경지에서 마리화나를 재배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등록된 마리화나 흡연자의 1인당 흡연량을 월 30g으로 제한하고, 그 이상 피운 사람은 마약중독 치료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판매하는 마리화나에는 세금이 부과되며,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마약중독자 재활 치료에 쓰일 예정이다. 유엔 국제마약범죄사무국(UNODC)은 "마리화나 흡연자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변화를 겪게 되고, 더 강한 약물로 옮겨간다"며 우루과이 정부의 마리화나 합법화 움직임에 잇따라 경고를 보냈다.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는 낙태 허용 못지않게 정치권과 사회단체에서 격렬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우루과이 정부는 의회에 올해 안에 법안 처리를 요청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브라질의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칠레 산티아고 등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정당한 의사표현 권리로 인정했다. 연방대법원이 시위 여건을 마련해준 셈이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마리화나를 재배하거나 피우는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일부 판사들이 마리화나 재배 혐의로 체포된 사람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우루과이 정부는 동성결혼 허용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의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2010년 7월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이후 동성 부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동성 부부가 일반 이성 부부와 같은 법적 권리를 갖는다는 점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칠레에서도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10/25 23:10 송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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