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0-17 13:02:39 조회수 : 747

<아이티에 불 밝히는 한인 기업인 최상민 사장>

 

도미니카공화국서 발전업체 ESD 운영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진도 7.0의 강진이 중앙아메리카 아이티를 덮친 지난 2010년 1월. 바로 옆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발전업체를 운영하는 최상민(36) ESD 사장은 아이티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자신은 지진 발생 이튿날 아이티로 들어갔다.

그는 곧장 아이티 전력청장의 집으로 찾아가 강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청장에게 "어서 전력보급 계획을 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최 사장은 전력청 자문관으로 임명돼 긴급하게 5쪽 분량의 전략보급 계획을 작성했고 이를 토대로 아이티는 강진 발생 28일 만에 전력을 복구할 수 있었다.

세계한상대회 참가차 방한한 최 사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티 강진이라는 불행한 사건은 역설적으로 ESD에는 큰 기회였다"고 술회했다.

고등학교 때 가족과 함께 도미니카로 이민 간 최 사장은 미국에서 대학에 다니다가 도미니카로 돌아와 현지 KOTRA(코트라)에서 근무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를 판매하는 현지 에이전트 역할을 하게 됐다.

당시 발전산업의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그는 2005년 발전소 서비스·부품업체인 ESD를 세웠다. 이후 발전소 운영까지 분야를 넓혀가며 사업 규모를 키워 설립 당시 최 사장을 제외하고 1명뿐이던 직원은 현재 375명으로 늘어났다. 대부분이 도미니카와 아이티 현지인이다.

본격적으로 사업 규모가 커진 것은 2009년 아이티에 진출하면서부터다.

현재 ESD는 동서발전과 합작으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부근의 시티 솔레이에 30㎿ 규모의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수도에서는 베네수엘라 석유공사가 소유한 60㎿ 규모 발전소도 운영하고 있다.

수도 기준으로만 보면 전체 전력 공급량 120㎿의 절반을 ESD가 담당하는 것이다.

강진 당시의 맹활약은 ESD가 이후 아이티에서 사업을 수주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당시 아이티에서 120여 명의 ESD 직원이 근무 중이었는데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었다.

중미 최빈국인 아이티의 전력 보급 상황은 여전히 열악한 데다 강진의 피해까지 덮쳐 앞으로도 아이티 전력 수요는 매우 높다고 최 사장은 내다보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 인구는 각각 1천만 명으로 비슷하고 국내총생산(GDP)은 도미니카가 5배 많습니다. 그런데 현재 전력 보급량은 도미니카가 3천200㎿인 데 반해 아이티는 200㎿에 불과합니다. 수요가 무궁무진한 것이죠."

단기간에 사업을 성장시키느라 주위를 둘러볼 새도 없었을 법한데 최 사장은 아이티와 도미니카는 물론 조국 한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한국의 비정부기구(NGO)와 손을 잡고 아이티에 학교 두 곳을 지었고 도미니카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현지인 합창단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노숙자 무료 급식을 담당하는 단체에도 매월 1만 달러씩을 기부한다.

"사업하고 있는 국가와 사회에 어떤 식으로든 기여하자는 것은 우리 회사의 명확한 경영 철학입니다. 중남미 한인기업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회사가 되는 것, 훌륭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또다른 경영 철학이죠."

최 사장은 "발전산업은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니라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라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중남미에 도입해 건강검진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17 11:23 송고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