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언론을 통한 매춘광고가 전면 금지된다.
5일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인신매매 행위를 억제하려는 조치의 하나로 언론의 매춘광고를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포고령에 이날 서명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포고령은 인신매매 퇴치와 여성 차별 방지를 위한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면서 "언론, 특히 신문에 게재되는 매춘광고는 인신매매 범죄와 여성에 대한 심각한 차별을 조장한다"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어 "이번 조치는 한편으로는 인신매매를 비난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매춘광고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얻는 언론기업의 위선에 맞서려는 것"이라고 말해 언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문들이 1면에는 정부에 대해 인신매매 행위 근절을 촉구하는 기사를 실으면서 광고 면에 매춘광고가 올라오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008년 4월 인신매매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규정한 법률이 제정됐으며, 이후 2천221명의 여성이 인신매매조직으로부터 구출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매춘광고 금지를 선언한 것은 보수 언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좌파인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특히 보수 성향의 언론재벌 그루포 클라린(Grupo Clarin)과 수년째 갈등을 계속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그루포 클라린이 과거 군사독재정권(1976~1983년)과 타협해 수많은 이권을 챙기고 인권탄압 행위에 동조했다는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루포 클라린은 일간지 클라린 등 산하 매체를 동원해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내며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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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06 09: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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