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차베스 암수술 `시인'..국제사회 후폭풍 주목>
작성자 : 라키스 |
작성일 : 2011-07-04 11:13: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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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론은 엇갈려, 美 정세 영향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남미에서의 반미·좌파정권의 대표주자인 우고 차베스(56)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암 수술을 받은 사실을 시인함으로써 향후 국내외 정세에 미칠 후폭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TV 연설을 통해 쿠바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지금 회복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등 "치료가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으며 완전회복을 위한 길을 가고 있다"면서 건강 회복을 위한 전투를 "극복할 결의에 차있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초 쿠바 공식 방문 일정 도중 골반에서 종기가 발견돼 수술을 받았고 검진과정에서 암세포가 발견돼 추가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쿠바에서 언제까지 치료를 받게 될지, 언제 귀국길에 오를지는 불명확한 상태이기 때문에 각종 추측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권력 이양 가능성 있나 = 현재 베네수엘라의 국정은 대통령 유고시 법률적 권력 승계자인 엘리아스 하우아 부통령이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하우아 부통령은 이날 엄숙한 분위기의 연설에서 "슬퍼할 때가 아니라 지도자가 회복할 때까지 심사숙고하고 용기를 갖고 차분하게 혁명군의 단결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촉구해 사실상 충성을 다짐했다.
일각에서는 차베스의 건강이 국정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나빠질 경우 차베스의 형인 물리학자 출신인 아단 차베스가 권력을 승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형제끼리 권력을 승계한 쿠바와 같이 베네수엘라도 아단 차베스가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그는 26일 동생의 쾌유를 기원하는 공식 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어떤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5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데다 직접 TV 연설에 나올 정도란 점으로 미뤄 급격한 권력구조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 국내 여론은 엇갈려 = 차베스 대통령의 암 수술 발표 직후 그를 지지하는 베네수엘라인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이 30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일부 열성 지지자들은 그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페인트공인 루이스씨는 "이것은 거짓말이며 그는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종업원인 하비에르씨는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암은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고 스스로를 애써 안심시키는 모습이었다.
차베스가 TV에 나온 이날 수도 카라카스의 도심 볼리바르 광장에는 일부 지지자들이 나와 차베스는 우리의 친구이며 국민은 당신과 함께 있다"고 외치며 변함없는 지지를 다짐했다.
그러나 차베스 비판론자들은 그의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반기며 트위터 등 인터넷을 통해 비판 여론 조성에 힘쓰는 모습이다.
회계사인 프레디 에레라(25)씨는 트위터에 "대통령의 권력 이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사회주의는 거짓이기 때문에 차베스의 혁명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당 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차베스의 건강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일부 반대론자들은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 중남미 정세에 영향 주나 =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차베스의 건강 문제를 중남미 정세 변화에 주목하며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은 반미, 사회주의 노선을 걸어온 차베스의 노선을 눈엣가시처럼 생각해 왔기 때문에 향후 중남미 정세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차베스가 이번 기회를 통해 권력에서 물러날 경우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역효과를 고려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는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앞으로 차베스의 건강 상태를 지켜보며 그가 계속 국정장악력을 유지할지 후계자가 누가 될지, 새 정권이 들어설지 등 각종 시나리오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이 브라질, 칠레, 엘살바도르 등 남미 3개국을 순방하는 등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회복에 공을 들여왔다.
◇ 차베스는 누구 = 199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좌익정당 MVR(Fifth Republic Movement:제5공화국 운동) 후보로 출마해 당선, 1999년 2월 제61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듬해 같은당 후보로 나와 재선에 성공한 그는 2006년 대선에서도 승리해 3선에 성공했다.
중남미에서 약진하고 있는 반미·좌파 정권의 대표주자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를 스승으로 삼아 미국의 자본주의 체제와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js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01 17:58 송고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1/07/01/0607000000AKR201107011751000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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