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페루가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23일 펴낸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페루의 코카잎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2% 증가한 6만1천200㏊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만년 1위였던 콜롬비아는 국가적 차원의 마약 소탕 노력에 힘입어 재배면적이 6만8천㏊에서 5만7천㏊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페루의 코카인 생산량 통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페루 정부의 발표를 보면 페루의 코카인 생산량은 생산 추정치와 압수량이 각각 330t과 30t으로 콜롬비아(350t, 100t)에 전체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페루 정부는 주요 코카 재배지역인 동부 습곡지역에 군과 경찰 병력을 투입해 소탕 작전을 벌였으나 마약상들이 울창한 밀림과 험준한 산악지대의 은신처에 숨어버려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남미 전체적으로는 코카 재배면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UNODC 보고서는 "남미 안데스 지역의 코카잎 재배면적이 최근 10년간 32%, 2007~2010년 사이에는 1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2000년 22만1천300㏊에서 지난해 14만9천100㏊로 줄어들었다는 것.
이 지역 나라들의 자체적인 퇴치 노력과 함께 북미 지역에서 코카인 압수량이 늘어나고 신종 마약의 생산량이 급증하는 점도 코카잎 재배면적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2005년 이후 암페타민, 엑스터시, 대마초, 헤로인 등의 압수량은 크게 늘었으나 코카인 압수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코카인 유통량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다.
한편, UNODC는 안데스 지역에서 생산된 코카인이 유럽으로 흘러들어 가는 과정에서 브라질이 주요 경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 압수된 코카인 가운데 브라질을 경유지로 하는 것은 2005년 339㎏에서 2009년에는 1.5t으로 급증했다. 브라질 내에서 압수된 코카인은 2004년 8t에서 2009년에는 24t으로 늘었다.
브라질 외에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등도 안데스산(産) 코카인의 유럽 반입을 위한 주요 경로로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지난해 아편 원료인 양귀비 생산량이 최대 생산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병충해의 영향으로 38%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미얀마가 세계 양귀비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 수준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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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24 10:14 송고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1/06/24/0607000000AKR201106240566000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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