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25-08-14 15:52:42 조회수 : 8
국가 : 멕시코 언어 : 한국어
출처 : 연합뉴스
발행일 : 2025-08-14
원문링크 : https://www.yna.co.kr/view/AKR20250814005300087?section=international/centralsouth-america
원문요약 : 페루 정부가 1980∼2000년 좌파 반체제 반군 소탕 작전 수행 도중 민간인을 상대로 광범위한 살인과 성폭행을 자행했던 군인과 경찰관을 사면하기로 했다.

테러와 전쟁 앞장섰다지만…'살인·강간' 페루 군경 사면 논란

대통령, 법안 서명…미주인권위 "피해자 권리 심각하게 침해" 성토

이미지 확대13일(현지시간) 군·경 등 사면법안 서명하는 페루 대통령
13일(현지시간) 군·경 등 사면법안 서명하는 페루 대통령

페루 정부가 1980∼2000년 좌파 반체제 반군 소탕 작전 수행 도중 민간인을 상대로 광범위한 살인과 성폭행을 자행했던 군인과 경찰관을 사면하기로 했다.

페루 대통령실은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법률에서 정한 권한에 따라 역사적인 사면을 단행했다"며 "테러와의 전쟁에 앞장선 군인, 경찰관, 자위대 구성원에 사면을 부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날 관련 법안 서명식에서 "페루는 조국의 수호자를 외면하지 않는다"라며 "폭력에 맞서 싸운 이들의 희생이 잊히거나 그들을 처벌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루 대통령실은 이 법안이 지난 달 국회를 통과했으며, 관보 게시 이후 법안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부연했다.

사면 대상은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좌익 쿠데타 '빛나는 길'(Sendero Luminoso)의 영향력을 근절하기 위한 정부군의 작전에 투입된 이들이다.

마오주의(마오쩌둥 사상)를 기치로 내건 '빛나는 길'은 농촌 마을을 중심으로 무장봉기를 주도하며 정부 전복을 꾀했던 단체다.

이 단체와 군·경은 1980∼1990년대 내전에 가까운 충돌을 이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7만명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일부 군 장병과 경찰관은 '테러 세력'을 색출해야 한다며 민간인을 상대로 잔혹한 인권침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반군에게 식량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마을 주민을 학살하거나 군 기지와 검문소 등지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성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훗날 조사를 통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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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기자회견 중 눈물 흘리는 1985년 페루 군부의 민간인 살해 사건 피해 유족
2022년 5월 기자회견 중 눈물 흘리는 1985년 페루 군부의 민간인 살해 사건 피해 유족

성범죄의 경우 페루 진실과 화해 위원회는 2003년 관련 보고서에서 "최소 24명의 피해자를 확인했고, 성폭행 피해와 연관된 32건의 출산 사실도 파악했다"며 "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5천300명 이상의 여성이 성적·정신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페루 사법당국은 2002년께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안데스의 도살자'로 불리는 장병을 포함한 수십명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작년엔 강간 등 혐의로 40여년 만에 전직 군인들이 징역 6∼12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면법안으로 70세 이상 관련 전과자나 미결수 등이 선고의 효력 또는 공소권 소멸, 형 집행 면제 등 '형사상 구제 조처'를 받게 됐다.

페루 정부의 이런 결정은 대통령의 법안 서명 전부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미주기구(OAS) 산하 기관인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지난 6월 관련 보도자료에서 "600건 이상의 재판 절차가 중단되거나, 앞선 선고 결과가 뒤집히게 될 것"이라며 "사면권은 비폭력 범죄나 경미한 범죄에만 적용돼야 하지만, 페루 사례는 피해자의 정당한 사법적 접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지난 5월 설문 조사에서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율(2%)을 기록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2년여 전 전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대에 강력 진압을 지시해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롤렉스 게이트'로 명명된 고가의 장신구 부정 취득 논란과 '몰래 성형·미용 시술' 의혹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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