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3-10-16 13:19:32 조회수 : 229
언어 : 한국어 자료 : 정치
출처 : 연합뉴스
발행일 : 2013.10.16
원문링크 :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10/16/0607000000AKR20131016002600094.HTML

<나치 전범 장례 거부 아르헨티나 "인권범죄엔 단호">

5월 사망한 군사독재자도 간신히 묏자리 찾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과거사 청산에 가장 적극적이다. 정부가 나치 전범 에리히 프리브케의 장례식을 거부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15일(현지시간) 프리브케의 장례식 거부를 지난 5월 사망한 군사 독재자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의 사례에 비유하며 아르헨티나가 인권범죄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치 무장 친위대 대위 출신인 프리브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로마에서 수백 명을 학살하고도 자신의 범행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다 15년의 가택연금 끝에 지난 11일 10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프리브케의 변호사는 아르헨티나에 있는 부인 묘 옆에 묻히고 싶어한 그의 뜻을 따르려 했으나 아르헨티나 정부가 "인류의 존엄에 대한 모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프리브케는 2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 아르헨티나 남부 관광명소인 바릴로체로 도망쳐 40년 이상 호텔 지배인으로 살다 1995년 이탈리아로 송환돼 재판을 받았다.

아르헨티나에서 생활한 당시 프리브케는 태연히 실명을 쓰면서 지역 유지로 행세했다. 독일 여권을 갖고 독일, 미국, 이탈리아를 여행하기도 했다. 바릴로체는 나치 전범들이 평온한 삶을 누리는 도피처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비델라는 1976년 3월24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이사벨 페론 대통령 정부(1974∼1976년)를 무너뜨렸다. 비델라는 1981년까지 집권했고, 군사정권은 1983년까지 계속됐다.

군사정권은 마지막 집권자인 레이날도 비뇨네(85)가 1983년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에게 정권을 이양하면서 막을 내렸다.

비델라에서 시작된 군사정권 시기는 '더러운 전쟁'으로 불린다. 인권단체들은 군사정권 기간 3만여 명이 납치·고문·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600여 곳의 비밀수용소에서 처형된 채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0년부터 열린 재판을 통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비델라는 지난 5월 17일 87세를 일기로 옥중에서 사망했다.

비델라는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메르세데스 시에 안장되지 못했다. 주민들이 항의시위까지 벌이며 결사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비델라의 시신은 우여곡절 끝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서 50㎞ 떨어진 필라스 시에 있는 사설 공동묘지에 묻힐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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