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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쿠바) = AP/뉴시스】 쿠바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과 부인 리스 쿠에스타가 24일(현지시간) 아바나에서 새 개헌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하기 위해 주민들 사이에서 줄을 서 있다. 이번 개헌안에는 수십년 동안 쿠바에서 불법적인 관행으로 이어져온 사유재산과 사기업 활동등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
【아바나(쿠바)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쿠바 국민들은 24일(현지시간) 국가의 공산주의 1당체제를 인정하면서 건국을 위한 게릴라 투쟁 1세대가 새로운 중년 중산계급의 형성을 인정하는 새로운 헌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 참가했다. 이는 개헌안에 열렬히 찬성해 달라는 국가의 요청이 상당기간 계속된, 개헌 국민투표이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은 공산주의 1당체제 유지와 중앙집권적 경제 계획 등을 그대로 보존한 채 일부만 시대에 맞게 개정한 개헌안에 대해 대체로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 헌법은 특히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국영기업 외에도 협동조합식 기업을 허용하며, 총리직과 주지사 직을 신설하고 사법제도에서도 무죄추정의 원칙과 인신 보호법 조항을 도입했다.
단 하나의 의문점은 "찬성표"가 얼마나 압도적으로 나올 것인가이다. 현행 헌법은 1976년 국민투표에서 97.7%의 찬성표를 얻어냈다. 물론 당시는 건국 이후 지속되어온 강압적인 정부체제와 국민적 교감이 혼합되어 있던 시기여서, 체제에 대한 믿음과 국가권위의 과시의 정점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다.
43년이 지난 지금, 쿠바는 세계에 남아있는 마지막 공산국가 중의 하나로서 경제는 침체하고 인구는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25일 발표될 투표결과에서 반대표는 아무리 적더라도 상당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에 따라 미겔 다이스-카넬 대통령의 정부는 끊임없이 찬성표를 권유하는 캠페인을 계속해오면서 반대표를 던지는 사람은 반동분자이며 국가의 적이라고 선전해왔다.
투표장에 나온 하누아리스 몰리나(34)는 "내가 투표하러 나온 것은 우리 나라의 헌법과 쿠바 국민이 수호해야할 정신, 혁명의 계승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방송을 통해서 찬성투표를 독려하고 있으며 쿠바를 위해 새 헌법을 반드시 지지해야 한다는 선전문구들이 방송망과 매체의 메시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에는 이 선전 문구 가운데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말도 섞이기 시작했다. 동맹국인 쿠바로서 마두로와 트럼프의 대결, 특히 남미 국가들이 마두로의 정적인 과이도를 지지하고 강제로 구호품을 반입하는데 가담하고 있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24일 아침 투표를 끝내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제국주의의 위협 아래 살고 있다. 그들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하고 있는 짓은 전세계 어디에도 적용되는 새로운 위협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전임자인 87세의 라울 카스트로 공산당 당수는 투표를 하는 모습이 국영 TV를 통해 방영되었지만 현장에서의 발언은 국영 매체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개헌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최근 세력을 얻고 있는 쿠바의 개신교도들이다. 이들은 개헌안에서 결혼을 남녀의 결합만으로 규정한 것을 삭제한 데 대해 이는 향후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토대를 닦은 것이라며 공식 반대입장을 밝혔다.
쿠바정권에 반대하는 인사들도 최근 부쩍 늘어난 해외로부터의 인터넷 접속자을 통해서 쿠바국민들에게 "반대표를 던지거나 투표를 아예 거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번 국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글을 24일 트위터에 올렸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