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참가할 요트 선수들이 경기장 수질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실사에 나선 요트 선수들은 경기가 열릴 리우 앞바다인 구아나바라 만의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돼 레이스에 큰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한 덴마크 선수는 "20년 동안 전 세계에서 요트 경기를 해왔는데 이곳은 내가 본 곳 중 가장 오염이 심하다"며 "이토록 아름다운 도시의 물이 이렇게 더럽고 쓰레기로 가득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회가 열릴 때까지 수질오염을 80% 이상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환경운동가들은 조직위의 대책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우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중 거의 70%는 그대로 인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코파카바나와 이파네마 등 유명한 해변도 더럽기는 마찬가지이며, 걸러지지 않은 오폐수가 올림픽 요트경기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현지 실사에 나선 한 선수는 요트를 타면서 문짝, 못이 박힌 목재, 퉁퉁 불어난 매트리스, 비닐봉지 등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코파카바나 해변 바로 위쪽의 만에서 말 시체를 봤다는 선수도 있었다.
선수들은 바다에 쓰레기가 떠 있으면 경기에 지장을 미칠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브라질 출신의 한 선수는 "어릴 때부터 봐왔지만, 수질은 점점 나빠지기만 했다"며 "정부가 해결하겠다고는 하는데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털어놨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내년 초 올림픽 준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리우를 찾을 예정이다.
경기장 건설 지연과 공해 문제는 리우 올림픽을 앞둔 IOC의 걱정거리들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아일랜드 대표팀 코치인 영국 출신 이안 바커는 "이건 하수구나 다름없다"며 "반드시 해결되야 할 문제지만 당장은 누구에게도 정치적 의지가 없어보인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9 13:1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