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3-06-05 10:44:33 조회수 : 766
국가 : 가이아나 언어 : 한국어 자료 : 정치

열대우림 파괴로 나무 씨앗 작고 약해져

큰 씨 옮기던 부리 큰 새 사라진 탓

(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 브라질의 우림이 파괴되면서 나무들이 전보다 작고 약한 씨를 맺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열대우림의 파괴가 생각보다 더 광범위한 환경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BBC 뉴스가 4일 보도했다.

스페인 도나나 생물연구원 과학자들은 브라질의 대서양 연안 우림 전역에서 자라는 야자 씨앗 9천여 개를 채취해 비교한 결과 파괴가 심한 지역의 씨앗들은 훼손되지 않은 지역의 것에 비해 훨씬 작고 발아율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들은 야자 씨를 먹이로 삼을 만큼 큰 부리를 가진 새들이 서식지 파괴로 사라지면서 이들이 배설물로 옮기던 씨의 확산이 중단되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와 토양 비옥도, 지피(地被)식생 등 다른 요인들도 모두 검토했으나 이 중 어느 것도 씨앗이 작아지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전에는 큰부리새(투칸)와 장식새(코팅가) 같은 큰 부리를 가진 새들이 야자열매를 먹고 씨앗을 숲 전체에 퍼뜨리는 역할을 해 왔지만 숲이 베어져 사라지면서 이들도 사라지고 개똥지빠귀 같이 작은 새들만 남았다.

그 결과 나무들은 작은 부리를 가진 새들이 먹을 수 있는 작은 열매를 맺는 쪽으로 진화했지만 이처럼 작아진 씨앗들은 개체수를 불리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작은 씨앗들은 발아율이 낮고 빨리 건조해 없어지기 쉬우며 더 빨리 균류의 공격을 받는데 앞으로 기후 변화로 숲이 점점 고온 건조해지면서 이런 씨앗들의 생존율은 더욱더 낮아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대서양 우림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놀라운 일은 숲 파괴가 식물계의 상실에 급속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 몇 세대 만에 식물 특성의 진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의 대서양 연안 우림은 한때 무수히 많은 동식물 종의 천국이었으나 19세기에 사탕수수와 커피 플랜테이션이 도입되면서 급속히 파괴돼 지금은 원래 면적의 12%만 남아 있다.

 

youngn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5 10: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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