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호세프 재선 유력"…야권 후보군 윤곽 드러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치권이 일찌감치 대통령 선거 열기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야권 후보군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집권 노동자당(PT)은 5월 초부터 TV 캠페인을 시작해 대통령 선거 분위기를 띄울 계획이다.
노동자당은 세금 감면과 금리 인하, 전기요금 인하 등 3가지를 TV 캠페인의 주요 축으로 삼았다. 생필품 가격을 낮추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7.25%로 인하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기요금을 20%가량 내리는 등 소득 재분배 강화를 통해 브라질을 '중산층 국가'로 만들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노동자당은 이런 내용을 담은 TV 프로그램을 5월 9일 전국에 방영할 예정이다. 내년 10월 말 대통령 선거를 1년 반 앞두고 사실상 캠페인을 시작하는 셈이다.
노동자당은 지난달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집권 10년' 축하 행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을 내년 대통령 후보로 추대했다. 노동자당의 명예대표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은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권에서는 제1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오 네베스 연방상원의원과 마리나 실바 전 환경장관, 브라질사회당(PSB)의 에두아르도 캄포스 페르남부코 주지사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브라질 사상 첫 흑인 연방대법원장인 조아킹 바르보자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된다.
여론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53∼60%로 나왔다. 야권 예비후보들의 예상 득표율은 1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과 야권 후보들의 예상 득표율 격차가 40%포인트를 넘는 점을 들어 호세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노동자당 후보는 2002년, 2006년, 2010년 대선에서 세 차례 연속 승리했지만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한 적은 없다. 브라질사회민주당 후보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면 브라질 사상 세 번째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브라질에서는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끝나고 모두 6명의 대통령이 직선제로 선출됐다. 이 중 페르난도 엔히케 카르도조 전 대통령(1995∼2002년 집권)과 룰라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8년씩 정부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