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지난달 열린 브라질 상파울루 삼바 카니발 때 '한국'을 테마로 펼친 카퍼레이드 행진에서 제가 탑승한 일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한국인이라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지구촌 최대 규모의 축제인 삼바 카니발이 막을 내린 지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다. 올해는 한인의 브라질 이민 50주년을 맞아 한국을 주제로 화려한 거리 행진이 펼쳐졌다.
브라질 정부가 '한국 홍보 전도사'로 인정하는 한인 1.5세 김유나(30·여)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아직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국내 캐릭터 디자인회사 부즈캐릭터시스템즈가 2000년 발표한 캐릭터 '뿌까'(Pucca)의 브라질 지사장을 맡고 있다. 본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고국을 방문한 그는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국과 브라질 간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도록 힘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 씨는 지난달 11일 삼바 카니발 때 한국을 대표해 우니도스 팀의 카퍼레이드에 올라 전 세계 1억6천만 명의 시청자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했다.
우니도스 팀이 재정 부족 때문에 한국 관련 소품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그는 한국으로 날아와 남대문과 인사동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복, 전통부채, 갓 등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구해주기도 했다.
우니도스 팀의 디자인 총감독은 한국을 표현하는 데 많은 영감을 주고 무용수 소품 등을 구해준 보답으로 김 씨를 퍼레이드카의 메인인 가장 꼭대기에 탑승하도록 배려했다.
"퍼레이드에 참석을 희망한 한인 30명을 비롯해 4천명의 무용수들은 우디노스 팀이 미리 준비한 카니발 의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총감독이 제게는 입고 싶은 옷을 입으라고 배려해주더군요. 저는 한복과 드레스를 활용해 직접 만든 옷을 입었지요."
우니도스 팀은 한국을 ▲젊은 한국 ▲IT ▲문화 ▲음식 ▲패션의 5가지 주제로 소개했고 카니발 경연에서 문화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6살 때인 1988년 부모를 따라 브라질에 이민한 그는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브라질 학교에 다녔다. 2004년 교황청립 상파울루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2006년 동 대학에서 한국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곧바로 포르투갈어로 된 '젊은 한국' 등 다양한 한국 관련 책을 만드는 일에 나서면서 '한국 전도사'가 됐다. 2011년에는 '한국 만화'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방한했다.
이런 다양한 이력을 바탕으로 브라질 유력 일간지로부터 '한국 홍보대사'라는 타이틀을 부여받았다.
한민족미래지도자연대(한미연)의 브라질 지회장이기도 한 그는 브라질 한인 차세대에 한국을 올바르게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한인 차세대로 구성된 한미연 브라질 지회는 2007년에 결성됐고 현재는 8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한인 차세대가 네트워킹을 통해 성공을 서로 돕고 정체성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해부터는 한미연이 한국교육원과 협력해 한인 차세대와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파울루 총영사관이 개설한 '우리 기업 진출센터'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인 직원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매달 업체를 선정, 현장을 찾아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느린 브라질 문화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지요. 한국 상사들이 자신들에게 뭘 요구하는지 이해하는 겁니다. 반대로 한국인 임직원에게도 브라질 문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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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3/05 07:4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