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대통령 참석 대대적 환영 행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투자회사의 요구로 아프리카 가나에 억류돼 있던 아르헨티나 군함이 70여 일 만에 귀환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프리깃함 '리베르타드'(Libertad)는 전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와 군 관계자, 주민들의 환영 속에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400㎞ 떨어진 마르 델 플라타로 돌아왔다.
'리베르타드'는 세계 순항 훈련 중이던 지난해 10월 초 가나에 억류됐다. 이는 미국 투자회사 NML의 요청을 받은 가나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NML은 아르헨티나에 10여 년 전 경제위기 당시의 채무 3억7천만 달러를 상환하라고 요구하며 가나 법원에 군함 억류를 요청했다. 아르헨티나는 채무의 상당 부분을 재조정하거나 차환했으나 NML과 같은 투자회사에 진 빚은 다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군함에 면책권을 부여하는 국제법 규정을 위반했다"며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가나를 제소했다.
ITLOS는 군함 억류가 국가 간 우호 관계를 위태롭게 할 분쟁의 소지가 있다며 군함을 즉각 아무런 조건 없이 풀어줄 것을 명령했고, 가나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한편 경제위기와 지지율 추락으로 고심하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리베르타드' 귀환을 환영하는 행사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리베르타드'의 귀환은 아르헨티나의 권리와 주권을 지켜낸 상징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리베르타드' 귀환 환영식에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청년 친위조직으로 알려진 '라 캄포라'(La Campora) 등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라 캄포라'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아들 막시모 키르치네르(34)의 주도로 2003년에 등장해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조직이다. 현재 정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고 연방 의회에도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