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녜라 대통령, 내년 선거 앞두고 전열 정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 보수우파 정권이 지방선거 패배로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끄는 보수우파 여권은 37%를 약간 웃도는 지지율을 기록해 43%를 얻은 중도좌파연합에 패했다.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으로 불리는 중도좌파연합은 사회당,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으로 이뤄졌다.
콘세르타시온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독재정권(1973~1990년) 종식을 명분으로 1988년 구성됐다. 피노체트 정권이 붕괴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20년간 집권하면서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0년 1월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우파연합 후보로 나선 피녜라 현 대통령에게 패해 정권을 넘겨주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345개 시의 시장과 시의원을 선출했다.
수도 산티아고 시장에는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 정부(2006~2010년)에서 각료를 지낸 카롤리나 토하가 당선됐다. 제2 도시 콘셉시온 시장 선거에서도 야권 후보가 승리했다.
산티아고의 중산층 지역인 누노아 구청장 선거에서는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70~1973년 집권)의 손녀인 마야 페르난데스 아옌데(41)가 당선됐다. 페르난데스 아옌데는 피노체트 추종자로 알려진 페드로 사바트 현직 구청장을 꺾었다.
200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4년 만에 재기에 성공한 콘세르타시온은 2013년 11월부터 시작하는 대통령·의회 선거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피녜라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하는 등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전열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칠레 정부 관계자는 개각이 다음 달 11일 이전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일 1년 전 사퇴해야 한다.
피녜라 대통령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임자도 결정할 예정이다. 대통령 단임제 규정 때문이다.
보수우파 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는 라우렌세 골보른 공공건설부 장관이 꼽힌다. 골보른 장관은 2010년 지하 갱도에 갇힌 33명의 광부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서 보수우파 진영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때 60%를 넘었던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20%대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부터 교육개혁을 요구하며 계속된 학생시위가 지지율 추락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31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