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AFP=연합뉴스) 칠레 지방선거에서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70-1973)의 손녀가 군사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의 추종자로 알려진 우파 성향의 노장 정치인을 누르고 승리해 화제다.
수도 산티아고의 지역구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마야 페르난데즈(40)는 28일(현지시간) 근소한 차이로 페드로 사바트 현직 구청장을 꺾고 당선됐다. 사바트는 피노체트 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18년간 이 지역 구청장으로 일했다.
이는 중도좌파연합의 승리로 나타난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페르난데즈가 소속된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43%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해 37%대에 그친 보수우파 여권을 눌렀다.
콘세르타시온의 이같은 선전은 좌파세력 내부의 단결이나 자체적인 영향력보다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현 대통령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에 기인한 경향이 더 큰 것으로 현지 한 선거 전문가는 분석했다.
칠레에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이었던 아옌데는 1973년 피노체트 장군이 주도한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옌데는 당시 대통령궁에서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페르난데즈는 자신의 조부인 아옌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여전해 자신이 승리할 수 있었다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200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4년 만에 재기에 성공한 중도좌파연합으로서는 2014년 열리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재집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정치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30 09:1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