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윤선희 기자 = 파나마가 2007년에 이어 또다시 파나마운하 통행료를 인상, 한국과 일본 등 선박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은 22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만나 일본 해운업계와 파나마 정부가 운하 통행료 인상 문제를 협의하는 장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는 파나마 정부가 2014년까지 운하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공사비 52억5천만 달러(5조8천억원)를 조달한다는 명분으로 2007년에 이어 5년 만에 통행료 인상 조치를 취한데 따른 것이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 4월 통행료 15% 인상 계획을 발표한 뒤 이달 1일부터 이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 인상분은 2014년 9월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대미 수출 시 파나마 운하를 이용해야 하는 한국과 일본 업체는 2007년 인상으로 이미 척당 평균 2만8천달러의 통행료를 내고 있다. 이번에 15%를 추가 인상함으로써 척당 3만2천200달러(3천500만원)로 부담이 늘어났다.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는 최근 한국해운신문 기고문에서 "통행료 인상시 우리나라 외항선사는 연간 236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나마운하 이용국들은 그간 통행료 인상에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다. 한국과 일본 선주협회는 지난 7월 말 공동으로 '통행료 인상을 철회하고 인상 시에는 사전 협의를 하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파나마 정부에 제출했다. 중국, 그리스, 덴마크, 영국, 노르웨이 등도 동조했다.
그러자 파나마 정부는 올해 10월1일과 내년 10월1일 두 차례로 나눠서 총 15%를 올리는 2단계 인상안을 확정하고 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일본은 계속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노다 총리가 마르티넬리 대통령에게 인상 협의를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연말에는 한일 선주협회와 국제해운회의소(ICS) 관계자 등이 참석해 선박 종류별 통행료 회의를 열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파나마에 통행료 조정을 추가로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파나마 정부가 계획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며 "(인상 철회 요구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파나마 운하는 1914년 수로 2개가 완성된 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1999년 말에는 운하 관리권이 미국에서 파나마로 넘어갔다. 파나마 정부는 운하 정체가 심각해지자 수로를 3개로 늘려 운하 물동량을 배로 늘리는 공사 계획을 발표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23 19: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