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AFP=연합뉴스) 브라질 첫 흑인 연방대법원장이 탄생하면서 아프리카 출신이 사회경제적 바닥 생활을 하고 있는 브라질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 10일 브라질 유일의 흑인 대법관인 호아큄 바르보사를 연방대법원장으로 선출했다.
인구 1억9천400만명인 브라질에서는 아프리카 후손들이 52%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럽 후손들이 상류층을 장악하고 있다.
바르보사(58) 신임 대법원장은 "우리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우리 중에 대법원장이 처음 나왔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연방리우데자네이루대학 인종문제연구센터의 마르셀로 파이사오 박사는 "브라질에서 흑인이 권력층에 오르는 것은 아주 드물다는 점에서 바르보사는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보사 대법원장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 실세 측근들의 야당 의원 매수 사건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민중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브라질 저명 시사주간지 '베자'는 최신호에서 '브라질을 변화시킨 가난한 소년'이란 제목 아래 바닥에서 출발해 법조계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바르보사를 커버 스토리로 장식했다.
그러나 바르보사의 초고속 출세는 대다수 아프리카계 브라질인들의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흑인 운동가인 데이비드 산토스는 아프리카계는 브라질 빈곤층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백인 브라질인들과 같은 조건이어도 수입은 그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후손들은 전체 국회의원의 5%에 불과하며 사법부에서는 3%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브라질은 지난 1888년 5월13일 서구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노예제를 폐지한 나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계에서도 임원직을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계는 4%에도 미치지 못하며 대학에서도 전체 교수의 10%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산토스는 "그러나 이들은 국내 노동자와 넝마주이, 공사장 인부들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바르보사 대법원장의 탄생이 흑인들에게 희망의 상징인 이유이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12 09: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