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마두로 외무장관을 부통령에 임명
'암 재발' 대비한 후계체제 구축 전망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4선에 성공한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친정 체제를 강화했다.
차베스는 1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선거관리위원회(CNE)에서 니콜라스 마두로(49) 외무장관을 새 부통령에 임명했다고 밝혔다고 11일 현지 언론인 '엘 나시오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선관위로부터 대선 승리를 공식 인정받고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마두로가) 이미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스기사 출신이자 노조 활동가였던 마두로는 2006년 외무장관에 발탁된 뒤 7년 간이나 차베스를 가까이서 보좌해왔다.
차베스가 작년 쿠바에서 암으로 투병할 때에는 베네수엘라와 쿠바를 오가며 대통령의 손발 노릇을 할 정도로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차베스는 올해 초 마두로에게 12월 16일 치러지는 주지사 선거에서 집권당의 카라카보 주지사 후보로 나설 것을 제안하며 장관직을 그만두도록 지시했지만 마두로는 중남미 좌파국가 간 외교관계 강화 등을 이유로 자리를 지켜왔다.
그간 부통령으로 있었던 엘리아스 하우아는 주지사 선거에서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미란다 주지사로 입후보해 대선에서 차베스에게 패한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통합후보이자 현 주지사와 맞붙는다.
차베스가 대선 뒤 곧바로 최고 요직을 개편하면서 차기 대통령 임기 중 자신의 암 재발에 따른 유고 상황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믿을 만한 최측근인 마두로를 부통령에 앉혀둠으로써 유고 시 마두로가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헌법상 대통령 임기 6년 중 첫 4년 내에 대통령 유고 시에는 부통령이 30일간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며 대통령 재선거 일정을 잡게 돼 있다.
하지만 집권 후반 2년 내에 대통령 유고 시에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해 나머지 임기를 채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차베스가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 집권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임기 전반 4년 내라도 대통령 부재 시 부통령이 곧바로 직을 승계받을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선거를 할 경우 집권당 내에 야권에 맞설 마땅한 인물이 없는 탓에 정권을 야권에 고스란히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12 03: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