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대통령 정치적 위기 심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 사회가 최근 들어 계속된 시위로 극심한 혼란을 겪는 가운데 가톨릭계가 폭력시위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가톨릭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사회 갈등으로 폭력 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과 사회 각 부문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시간 외 수당 없이 의사의 하루 근무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한 이후 의사와 의대생들의 파업과 시위가 1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의사들의 파업과 시위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되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포고령을 잠정적으로 유보하고 대화를 제의했다. 그러나 의사와 의대생들은 포고령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과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시내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 분야 운전사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48시간 파업을 벌이는 바람에 수도 라파스 등 주요 도시의 교통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9일부터는 노동계의 72시간 총파업이 벌어질 예정이다. 교사들도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말부터는 자연보호구역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건설 계획의 폐기를 요구하는 원주민들이 북부 트리니다드 시에서 라파스에 이르는 600㎞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6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해 북부 베니 주에서 남부 코차밤바 주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세웠다. 이 도로는 이시보로 세쿠레 국립공원을 지나도록 설계됐다.
원주민들은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국립공원의 자연이 훼손될 뿐 아니라 자신들의 거주지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8월부터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원주민 시위대 간에 유혈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원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완전히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최근 스페인 전력회사가 투자한 송전업체의 국유화를 선언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그러나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시위는 모랄레스 대통령을 정치적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5/08 08:01 송고
출처: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5/08/0607000000AKR2012050801730009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