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스 AP=연합뉴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7일 일주일간의 침묵을 깨고 자신이 암 치료를 위해 쿠바에 체류하면서 국가가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부인하고 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전화 통화에서 "나는 현재 국가 원수로 의무를 수행하는 등 국가를 통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을 특이한 상황으로 앞으로 며칠간은 국내에 있을 수 없다. 곧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야권은 베네수엘라 국내의 어떤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다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의 병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무신론자 칼 마르크스, 피델 카스트로 등을 자주 거론해 온 그가 최근들어 예수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고 관측통들은 지적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십자가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이 TV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됐으며 그는 암 때문에 "더 많이 기독교인답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30일 암치료를 받기 위해 쿠바로 출발하기에 앞서 보좌관들과 지지자들 앞에서 십자가에 입맞춤을 하면서 "예수가 이번에도 기적을 베풀어 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지난 4월 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친족들과 함께 드린 미사중에 눈물을 흘리며 큰소리로 "예수여! 생명을 주소서!"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관측통들은 차베스가 암을 극복하고 대선까지 간다면 차베스 대통령의 이같은 종교적인 언급이 가톨릭 신자가 절대다수인 현실에서 선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러나 가톨릭계 지도자들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성직자들이 가난한 계층을 외면하고 부자편을 들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난 2010년 호르헤 우로사 추기경이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적 자유가 훼손됐다고 지적하자 예수가 회초리를 들어 거짓말하는 가톨릭계 지도자들을 때려야 한다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5/08 11: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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