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01-06 13:59:20 조회수 : 668

칠레, '군사독재→군사정권' 용어 변경 논란

 

초등 교과서 용어 수정..보수우파 대통령에 비판 가중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 정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군사독재' 대신 '군사정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집권 시기(1973~1990년)를 표현하는 용어를 종전의 '군사독재'에서 '군사정권'으로 바꾸기로 했다.

   아랄드 베예르 교육장관은 "일반적으로 '군사정권'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면서 용어 변경이 다른 국가의 사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보수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2010년 1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51%의 득표율로 승리하며 20년간 집권한 중도좌파 정당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았다. 피노체트 정권 몰락 이후 첫 보수우파의 집권이었다.

   피녜라 대통령은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학생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집회와 시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피노체트 정권 당시의 포고령을 부활해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면서 정치권과 학생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 결정된 용어 변경 방침이 한 인터넷 매체에 의해 전날에야 공개된데 대해서도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베예르 장관은 "용어 변경 결정 과정에 다수의 교육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면서 '독재정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내세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용어 변경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민주주의 붕괴와 군사독재,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격변기에 대한 해석이 정치적 성향과 입장에 따라 큰 차이를 드러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11일 쿠데타를 일으켜 칠레의 첫 사회주의 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 정부(1970~1973년)를 붕괴시키고 집권했다.

   피노체트 집권 17년간 인권탄압 피해자는 4만여 명에 달하고 사망·실종된 인사는 3천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피노체트에 대해 인권탄압과 부정축재 등 혐의로 고소·고발이 잇따랐으나 2006년 12월10일 그가 91세를 일기로 사망하는 바람에 처벌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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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1/06/0607000000AKR201201060039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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