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학생시위 아르헨티나로 확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에서 수개월째 계속되는 학생시위가 남미 인접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칠레 학생 수백명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칠레 교육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학생들은 시내 중심가의 오벨리스크에서 칠레 영사관 앞까지 행진을 벌인 후 집회에서 "피노체트 시대의 교육을 끝내야 한다"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73~1990년 집권)는 각급 학교의 운영과 재정을 상당 부분 지방정부로 이관했으며, 이는 칠레의 전반적인 교육 수준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전날 10만여 명(경찰 추산 6만여 명)이 참가한 교육개혁 요구 시위가 벌어졌으며,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시내 교통이 마비됐다.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선 경찰은 시위대 376명을 체포했으며, 경찰과 시위대 78명이 부상했다.
시위는 산티아고 외에 아리카, 발파라이소, 콘셉시온 등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벌어졌다.
산티아고에서는 앞서 지난 4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 900여 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90여 명이 부상했다.
학생들은 지방정부가 공립학교를 운영하는 바람에 교육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공교육을 전적으로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칠레의 전체 학생 350만명 가운데 90%가 공립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는 남미 국가 가운데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지만, 계층 간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 꼽힌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보수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올해 초 교육예산 축소 방침을 발표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11 01: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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