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8-11 13:52:02 조회수 : 769

칠레, 학생시위로 좌-우파 갈등 심화

 

 

칠레 교육개혁 시위(AP=연합뉴스,자료사진)

 

상호비난 넘어 적개심·증오 표출.."軍政시절로 후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에서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학생시위가 좌-우파 진영 간의 정치논쟁으로 확산하면서 심각한 사회균열을 가져오는 것으로 지적됐다. 좌-우파의 감정대립이 상호 비난 수준을 넘어 서로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로 표출되며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이 칠레 사회에 남긴 어두운 유산을 되살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칠레 정부와 집권당 내에서는 최근 시위를 벌이는 학생과 야권을 '정부 전복 세력'으로 부르는 등 오랜 기간 잊혔던 단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칠레 문화부의 한 관리는 학생시위 지도부의 한 명인 여대생 카밀라 발레호(23)를 '제거해야 할 암캐'로 표현한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칠레국립대학 지리학과에 재학 중인 발레호는 지난해 11월부터 이 대학의 학생회를 이끌고 있으며, 뛰어난 연설 솜씨로 시위 현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속한 국민혁신당(RN)의 카를로스 라라인 상원의원은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은 정부 전복을 꿈꾸는 일당"이라고 말했다.

   발레호에 대한 살해 위협이나 라라인 의원의 발언은 칠레 국민에게 1970년대 좌파인사 탄압에 열을 올렸던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연상시킨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이에 대해 발레호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현 정부는 나와 내 동료에 대한 폭력적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 지도부의 한 학생은 수도 산티아고 시내에서의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 방침을 밝힌 로드리고 힌스페터 내무장관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들어 "이스라엘이 보이는 전형적인 폭력적 방식을 칠레에 도입하고 있다"고비난하기도 했다.

   공교육 강화를 요구하며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시위는 노동계와 환경단체, 일반 시민의 지지를 얻으며 보수우파 피녜라 대통령 정부에 대한 국민적 저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거리행진을 금지하는 등 여전히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학생시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반(反) 정부 시위로 확대되며 피녜라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한때 60%를 넘던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26%로 추락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10 02: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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