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8-09 15:12:02 조회수 : 873

`한지수 무죄' 한국찾은 온두라스 판사

 

무노즈 판사, 외국법관 연수차 첫 방한
"완벽 기하려 노력…판결 정당했다고 믿어"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한지수씨는 재판과정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자신이 처해있던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네덜란드인을 살해한 혐의로 억울하게 기소됐던 한지수(28·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수야빠 요라니 무노즈 산토스 데 에르난데스(50·여) 온두라스 판사는 1년 전 머나먼 타국 땅에서 재판을 받던 한국 여성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대법원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공동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를 받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한국을 찾은 무노즈 판사는 만나는 모든 사람마다 한씨 사건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더 놀랐다고 했다.

   그는 지난 2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씨에게 내린 무죄 판결은 정당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씨는 2008년 8월 스킨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온두라스 로아탄섬에 머물던 중 현지에서 사망한 네덜란드 여성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 한씨는 이후 2009년 8월 이집트 공항에서 인터폴에 체포됐고 온두라스에서 1년2개월간의 구금과 가택연금을 당하던 중 지난해 10월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무노즈 판사는 "증인신문, 현장조사 등 총괄적으로 증거를 분석한 결과 한씨가 사망사건과 연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망한 피해자가 있지만, 부검 결과 등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한씨의 유죄를 입증하기에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온두라스 검찰은 `누군가 목을 졸라 질식사했다'는 내용의 부검보고서를 증거로 내세웠지만, 재판 도중 피해자의 목 부위 상처가 응급처치 과정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사실 등이 새롭게 밝혀졌다.

   그는 "온두라스 법원은 판사 3명이 합의를 한 뒤 과반(2명)의 의견을 기초로 판결을 내리는데 한씨 사건은 판사 전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한씨의 사연은 가족이 인터넷에 올린 편지 등을 통해 알려져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한·온두라스 정상회담에서 공정한 재판을 요청했으며 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는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무죄를 밝히려고 힘썼다.

 

 

  고국에서는 한씨의 무죄 석방을 후원하는 인터넷 카페도 생겼고 트위터 이용자들을 비롯해 수천명이 사이버 공간에서 석방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무노즈 판사는 당시 한국에서 일었던 여론과 외교적 노력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답했다. 다만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한씨의 형법상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재판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달 3일 방한 연수를 마치고 온두라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무노즈 판사는 한국의 사법제도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외국인이 범죄인일 경우 통역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꼽았다.

   온두라스에는 그런 제도가 없어 한씨의 재판에서는 한인교회 목사가 허가를 받고 통역을 도왔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무노즈 판사는 "돌아가서 같이 연수를 받은 법관들과 함께 두 나라의 사법 시스템을 분석하는 비교법 연구를 하려 한다"며 "장점을 찾아 온두라스 사법제도에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말보다는 판사로서 완벽을 기해서 재판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sj997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31 06: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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