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박은정 작성일 : 2011-07-28 10:33:55 조회수 : 776

건물 벽에 되살아난 에비타(AP=연합뉴스)

<아르헨 대선 앞두고 부활하는 '에비타'>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이어 대형 초상화 구조물 설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에비타'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성녀' '전설적인 퍼스트레이디'로 추앙받는 에바 페론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선 전략에 적절히 활용되는 모습이다.

   26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연방 사회개발·보건부 건물 앞에서 에바 페론의 대형 초상화 철제 구조물 개막식을 했다.

   건물 전면에 설치된 구조물은 에바 페론의 삶을 다룬 책 '내 삶의 이유'의 표지에 실린 사진을 이용해 아르헨티나의 조각가 다니엘 산토로가 제작했으며, 높이 31m, 폭 24m에 무게는 15t에 달한다.

   에바 페론의 구조물은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혁명광장에 있는 남미의 혁명 영웅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를 새긴 벽화에 착안해 만든 것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09년 체 게바라의 벽화를 본 이후 에비타의 초상화를 제작할 생각을 했다"면서 "에비타는 아르헨티나의 모든 국민에게 진정한 정치적·문화적 상징"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22일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오벨리스크 근처에 에바 페론의 또 다른 초상화 구조물이 세워질 예정이다.

   한편, 브라질의 또 다른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최근 에바 페론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아르헨티나의 에바'(Eva da Argentina)가 오는 10월 대선 이전에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의 첫 선출직 여성 대통령인 페르난데스는 평소 에바 페론을 '가장 닮고 싶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아르헨티나의 에바' 제작과 대형 초상화 설치는 아르헨티나 국민의 향수를 자극해 재선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것으로 보인다.

   본명이 마리아 에바 두아르테 데 페론(Maria Eva Duarte de Peron)인 에바 페론은 1946~1955년과 1973~1974년 등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을 지낸 후안 도밍고 페론의 두 번째 부인이며,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라는 점 외에도 아르헨티나 국민에게는 억압받는 노동자와 빈민, 여성의 대변자로 인식돼 있다.

   에바 페론은 1950년 자궁암 진단을 받고 나서도 남편과 아르헨티나 국민을 위해 왕성한 정치·사회 활동을 벌이다 1952년 7월 26일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에바 페론의 이야기는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화됐으며, 그녀의 애칭을 그대로 사용한 뮤지컬 '에비타'가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기도 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27 13: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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