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7-04 11:33:06 조회수 : 739

암치료 장기화될 경우 리더십 '흔들'
2012년 대선출마 불투명·후계 둘러싼 갈등 고조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종기 수술을 받았던 쿠바에서 두문불출하며 '중병설'에 휩싸였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실제 암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인 지배하에 놓였던 베네수엘라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1999년 대통령에 취임한 뒤로 12년간 베네수엘라를 장악해 온 차베스는 지난 3주간 골반종기와 암 수술을 받았던 쿠바 수도 아바나 한 병원에서 전화 등으로 각료들에게 원격 통치를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평소 세부적인 사항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차베스의 통치 스타일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그는 주된 지지층인 빈민층과 현장에서 만나거나 자정이 넘도록 국책사업과 관련된 지시와 숙제를 각료들에게 던지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들은 지난달 30일 TV연설을 통해 비친 그가 이전보다 핼쑥해졌고, 평소보다 말에서 힘이 떨어져 보인다며 차베스의 병세가 심상치 않다고 전하고 있다.

   차베스 본인이나 각료들은 수술 뒤 정상적으로 회복 중이라며 국내외 안팎에서 제기되는 부정적 관측을 일절 부인하고 있지만 차베스가 본국으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권좌를 유지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베스가 부재 중인 베네수엘라는 엘리아스 하우아 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외무장관 등 최측근이 지도자의 '영(令)'에 따라 국정 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그의 부재가 장기화할 경우 정국은 제1권력을 둘러싼 갈등으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차베스가 장기집권에 욕심을 내면서 마땅한 후계자가 없었던 탓에 차베스주의자내 강·온 분파와 군부, 야권이 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차베스가 강력한 카리스마로 국정 전반을 장악했던 점에서 미뤄볼 때 와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차베스의 지도력 감퇴는 불가피해 보이며 일찌감치 도전장을 냈던 2012년 대선 출마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차베스의 추락을 고대해 온 야권은 이번 기회를 정세 반전의 확실한 기회로 보고 이전보다 투쟁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야권은 차베스의 부재 상황이 헌법 규정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차베스 끌어내리기에 진력하고 있다.

   차베스가 없는 베네수엘라 현지 분위기는 정치적 불안감보다는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1일 수도 카라카스 도심 광장에는 "지휘관이여 진군하라", "차베스여 영원하라"는 대형 팻말을 든 차베스 지지자 수백여명이 쏟아져 나왔다.

   베네수엘라 군 당국은 차베스가 암 수술을 시인한 뒤로 정치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외부의 시선을 단호히 거부하며 "베네수엘라는 조용하다"고 강조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03 04: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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