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EU FTA 협상 진전 노력..'몸집 불리기' 본격화할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수입규제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르코수르는 29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개최된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과 유럽 선진국, 중국 등의 수출 공세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점을 이용해 미국과 유럽, 중국 제품의 수입이 급증세를 보이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수입규제 강화를 제의했다.
4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도 전날 "메르코수르가 남미 지역 경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유럽, 중국 제품의 공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경기침체를 겪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물론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메르코수르는 다른 국가가 아니라 회원국의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역외 국가의 시장 진입을 억제하고 회원국 간 통상 규모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메르코수르의 역내 교역액은 445억5천만 달러였으며, 올해는 5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르코수르 4개국은 조만간 별도의 기술그룹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들은 또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양측은 1999년부터 FTA 협상을 벌여왔으나 메르코수르의 농산물 수입 관세 인하 주장과 EU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 요구가 맞서면서 2004년 10월 협상이 중단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5월 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 3~4개월 단위로 회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 중 FTA가 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정상들은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를 메르코수르에 가입시키는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두 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곧 메르코수르 대표단이 양국을 정식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는 페루, 콜롬비아와 함께 남미지역의 또 다른 경제블록인 안데스공동체(CAN)를 구성하고 있으며, 지난 5일 대선에서 승리한 좌파 성향의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 당선자도 메르코수르 가입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 3개국이 메르코수르 가입하면 CAN은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CAN 회원국이던 베네수엘라는 현재 정회원국 가입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호세프 대통령과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참석했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준회원국 정상 자격으로,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일본 외무상은 특별초청 인사로 참석했다. 다른 남미 국가들은 각료를 정부대표로 보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6개월 단위 순번 의장국은 파라과이에서 우루과이로 넘어갔다.
무히카 대통령은 "메르코수르 회원국 확대와 회원국 간 경제력 불균형 해소, 미국과 유럽 외 다른 지역과의 협력 강화 등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창설돼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국이고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콜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는 준회원국이다. 가이아나와 수리남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30 06: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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