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EPA=연합뉴스,자료사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 의회가 유엔의 반(反) 마약 협약 이행 거부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29일 볼리비아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상원은 지난 1961년 체결된 마약에 관한 유엔 협약의 이행을 거부하겠다며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이날 승인했다. 이 법안은 지난 22일 하원을 통과한 바 있다.

   유엔은 1961년 협약에서 볼리비아, 페루, 콜롬비아 등 안데스 지역 국가들에서 재배되는 코카잎을 향정신성 식물로 규정했으며, 2007년에는 볼리비아 정부에 대해 코카잎 씹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코카잎을 씹는 행위는 안데스 지역의 전통"이라면서 "유엔 협약을 거부하지 않으면 우리는 조상이 했던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안데스 지역에서 코카는 3천여 년 전부터 재배돼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코카잎은 안데스 주민들에게 '신성한 풀'로 인식돼 종교의식과 차, 술, 식용분말, 치실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볼리비아 정부는 국제사회를 상대로 "코카잎 씹는 전통을 범죄시하지 않아야 한다"며 홍보외교를 펼쳐왔으며, 올해 초에는 다비드 초케우안카 외교장관이 유럽 5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코카잎을 씹는 행위를 계속 범죄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코카잎과 관련된 유엔 규정의 개정에도 반대하고 있다.

   한편, 볼리비아에서는 2006년 초 모랄레스 대통령 집권 이래 코카 재배 양성화 정책을 취하면서 불법재배된 코카잎이 코카인의 원료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볼리비아는 페루, 콜롬비아에 이어 세계 3위 코카잎·코카인 생산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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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30 00: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