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6-20 11:23:04 조회수 : 651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EPA=연합뉴스,자료사진)


10월 아르헨 대선 앞두고 논란 가열..英 "협상대상 안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대서양상의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 영유권을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의 논란이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말비나스 논란을 국제문제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특히 10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말비나스 문제를 대선전략에 이용하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협상 대상이 안된다"며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18일(현지시각)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말비나스 섬 영유권 협상을 거부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강하게 비난한 사실을 전하면서 아르헨티나 대선이 다가오면서 말비나스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동부 미시오네스 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영국 정부에 대해 말비나스 섬 영유권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캐머런 총리를 맹비난했다.

   캐머런 총리가 최근 "포클랜드가 영국 영토로 남기를 원하는 한 그대로 돼야 한다. 이미 끝난 얘기다"라고 발언을 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의 발언은 오만하고 보잘 것 없을 뿐 아니라 어리석기까지 하다"면서 "아르헨티나 국민 누구도 말비나스 섬과 관련된 논란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말비나스 섬 영유권과 관련해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권고한 유엔의 1965년 결의안을 언급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캐머런 영국 총리(EPA=연합뉴스,자료사진)


이에 대해 영국 외교부는 "포클랜드 섬의 영유권 협상은 섬 주민들이 원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도 지난해 같은 이유를 들어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협상 제의를 수차례 거부했다.

   '켈퍼'로 불리는 섬 주민들은 영유권이 아르헨티나로 넘어가는 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 2009년에는 자체 헌법을 제정해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을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영국이 협상을 거부하는 상태에서 켈퍼들이 분리독립을 추진한다면 아르헨티나의 말비나스 섬 영유권 회복 노력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말비나스 논란을 국제문제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말비나스 섬 영유권 회복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말비나스 영유권 회복을 소리 높이 외치고 있다. 이른바 '애국심 마케팅'이다.

   말비나스 문제는 그동안 아르헨티나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캐머런 총리의 발언이 불을 지른 꼴이 됐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며 재선이 유력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영국을 '몰락한 식민제국'으로 몰아붙이며 대선 판도를 재신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말비나스 섬을 둘러싼 영국-아르헨티나의 분쟁은 1833년부터 시작됐으며, 영국은 1982년 4월 2일부터 6월 14일까지 아르헨티나와 벌인 전쟁에서 승리해 섬을 점령했다. 당시 전쟁으로 영국군 255명, 아르헨티나군 649명,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정부(2003~2007년) 때부터 항공기 운항 제한, 말비나스 섬과 아르헨티나 간 교역 규제 등을 통해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해에는 영국 에너지 회사들이 말비나스 인근 해역에서 원유탐사 활동을 벌이자 선박 통행을 금지하기도 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19 05: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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