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6-14 13:37:26 조회수 : 634

S&P, 신용등급 '디폴트 가능'으로 추가 하향
"디폴트 등급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우루과이 벤치마킹 하라"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그리스의 국가 신용 등급이 13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의해 '디폴트 가능' 수준인 CCC로 3단계 더 떨어진 가운데 금융시장 일각에서 우루과이가 지난 2003년 채무 위기를 극복했던 방법을 그리스가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월가 일각의 이같은 권고는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금융시장에서 다시 차입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당국자들은 그리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할 수 있도록 '소프트 리스트럭처링'(채무 재구조화) 혹은 '리 프로파일링'(일종의 상환 연장)으로 국채 금리를 조정하거나 원금 삭감(헤어컷)없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쪽으로 절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S&P가 그리스 장기 채권(국가 신용을 의미) 등급을 그간의 B(원금 지급의 안정성이 낮음)에서 '지급 불능 가능성 있음'을 의미하는 CCC로 3단계 더 떨어뜨렸다면서 이로써 그리스가 전세계에서 가장 신용 등급이 낮은 국가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 수준은 디폴트 등급인 D보다 불과 4단계 높은 것이다.

   S&P는 성명에서 그것이 채권 스와프이건 기존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든 유럽 정책 당국자들이 실행하려는 그리스 채무 구조 조정이 민간 채권단의 분담을 강요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견해로는 이것이 채권 차환(리 파이낸싱)에 비해 (시장에) 덜 우호적인 것으로 S&P 기준에 따른 '사실상의 디폴트'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그것이 강행되면 그리스의 등급이 '선별적인 디폴트'(SD)로 (더) 낮춰질 것"이며 그리스의 채무증서(debt instrument)는 디폴트 수준의 바닥 등급인 D로 강등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P는 이와 함께 그리스를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향후 12-18개월 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로이터는 우루과이가 지난 2003년 정상적인 채무 상환이 더 이상 불가능해지자 해외 투자자가 보유한 국채 절반의 상환을 5년 연장하자고 요구하면서 액면과 쿠폰(이자)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권단도 달리 대안이 없음을 인식해 90%가 동의하면서 채권 스와프에 동참해 그 작업이 2003년 5월 종료됐으며 이를 발판으로 우루과이가 몇달 후 채권시장에서 다시 차입할 수 있게 됐음을 로이터는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그리스의 경우 당시의 우루과이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쁘지만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에 소프트 리스트럭처링을 시도해볼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스 인스티튜트의 객원 연구원 애덤 레릭은 로이터에 "EU와 IMF가 그리스를 계속 지원할 경우 2년 안에 그리스 채무의 70% 가량이 지원한 정부들의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되면 "납세자의 출혈없는 채무 구조 조정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레릭이 지난 2002년 아르헨티나가 1천억달러를 디폴트한 후 이 나라의 채무 조정 협상단을 이끌었던 인물임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즉각 디폴트하는 것보다는 소프트 리스트럭처링이 시장에 주는 충격이 훨씬 덜하다면서 민간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50억달러의 그리스 채권을 가진 BNP 파리바의 경우 설사 50% 헤어컷이 이뤄진다고 해도 수익이 한해 10% 가량 주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그리스가 채무 조정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과 경제를 재건하는 것은 별개 사안이라면서 그러나 과거 중남미가 채무를 조정하면서 부수적으로 통화가 절하돼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내수 경제에도 발판이 됐음을 상기시켰다.

   jksu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14 08: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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