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아르헨티나'와 손잡고 염수 매장지 통합 협업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간펑리튬이 남미에서 연간 15만톤(t)의 리튬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개발한다.
리튬은 전기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로, 미국과의 공급망 장악 경쟁을 고려해 중국이 해외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간펑리튬이 스위스에 본사를 둔 리튬 아르헨티나와 아르헨티나 살타 지역에 있는 세 곳의 염호 사업을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간펑리튬은 합작회사의 지분 67%를, 리튬 아르헨티나는 33%를 보유하게 된다.
리튬 아르헨티나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피곳은 성명에서 "이번 제휴를 통해 첨단 기술 접근성, 더 큰 재정적 유연성, 운영 시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면서 "글로벌 리튬 공급망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사업지는 아르헨티나 살타 소재 염호인 포주엘로스, 파스토스 그란데스, 살 데 라 푸나 등이다. 양측은 이곳에서 연간 15만t 규모의 탄산리튬을 염수에서 추출해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태양열 증발과 직접 추출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점차 생산량을 늘리고, 물 사용량은 줄인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 말까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에는 아르헨티나 정부에 세금 감면과 무역 혜택, 30년간의 운영을 보장하는 대규모 인센티브 제도를 신청해 사업 안정성을 갖출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이미 아르헨티나 북서부 후후이주에 있는 카우차리 올라로스 광산을 현지 광산 업체와 함께 운영 중이다.
이 매장지는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소위 '리튬 트라이앵글'에 있는데, 작년부터 채굴을 시작해 연간 4만t의 배터리급 탄산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태양열 증발법과 직접 추출법 모두를 사용하는 이곳은 아르헨티나 최대 규모이자, 가장 친환경적인 염수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간펑리튬은 최근 들어 해외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아프리카 남부 말리에서 진행 중인 굴라미나 리튬 프로젝트를 공식 가동했다.
굴라미나는 약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광산이다. 총 광석 매장량은 2억1천100만t, 이 중 리튬은 714만t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부터는 살타주 소재의 륄라이야코 염전에서도 리튬 생산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연간 2만t의 염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이밖에 간펑리튬은 호주, 캐나다, 말리, 멕시코, 아일랜드 등에서도 리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과 공급망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네바다주 등에서 리튬 광산 개발을 추진 중이나, 환경 규제와 지역 주민 반발로 속도가 더딘 편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으로 중국산 리튬을 배제하는 동시에 캐나다, 호주, 칠레 등과의 전략적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합작은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의 광산 채굴 중단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CATL은 지난 11일 허가 만료에 따라 중국 장시성 이춘시에 있는 젠샤워(梘下窩) 광산의 채굴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최근 과잉생산과 저가 출혈경쟁을 단속하려는 당국 방침에 따라 국내 채굴 허가 갱신을 미뤄 공급량 조절을 유도한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