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10일 소환투표에서 필요투표율40%에 못미치는 18%만 투표 투표동원 위해 여당당수 "차량 편의 제공"등 구태 선거운동 오브라도르, 긴축주장 불구 상징적 신임투표에 986억원 사용
멕시코시티=AP/뉴시스]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자신에 대한 소환투표에 참여해 투표하고 있다. 이날 투표는 전체 유권자의 17∼18%만이 투표에 참여, 소환 투표가 법적 구속력을 갖추기 위한 투표율 4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멕시코 국립선거연구소의 초기 집계에서 나타났다. 2022.4.11 [멕시코시티=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10일(현지시간) 실시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 대한 소환투표에서 전체 유권자의 17∼18%만이 투표에 참여, 소환 투표가 법적 구속력을 갖추기 위한 투표율 4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멕시코 국립선거연구소의 초기 집계에서 나타났다.
이 투표는 국민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절반 가량 남은 임기를 걸고 신임을 묻는 일종의 정치쇼로 마감되어 멕시코의 민주주의를 오히려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투표가 끝난 뒤 이에 대해 " 완전한 성공" "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이는 멕시코의 참여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멕시코 역사상 대통령을 현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국민소환투표가 실시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모레나당은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한 이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구시대의 선거 조작과 꼼수를 있는대로 동원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최근 지지도가 60%를 넘었기 때문에 소환투표로 축출될 가능성은 생각조차 안했다. 실제로 이번 투표한 사람의 92%는 그가 대통령직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찬성했다.
로렌조 코르도바 국립선거연구소장은 투표한 사람들 중 90% 이상이 로페즈 오브라도르의 유임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환투표가 법적 구속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40%의 투표율에 훨씬 못미치는 1650만명(18%)만이 투표했다는 것은 그 동안 여당이 가졌을 초조감을 말해 준다.
실제로 여당 당대표 마리오 델가도는 투표일에 승합차를 동원해 유권자를 투표소로 실어 나르는 등 멕시코 선거법상 불법인 행위를 드러내놓고 했다.
델가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투표를 원하십니까? 그곳으로 데려다 드립니다"라고 페인트로 쓴 승합차를 운전하고 있는 자기 사진을 올려놓았다. 이 차량은 하루 종일 투표하러 가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시위대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운동가인 클라라 후시드만은 이런 수법은 70년 동안이나 독재를 이어오다가 2000년 선거에 패배해 물러난 옛 제도혁명당이 흔히 쓰던 수법이며 구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이롭게 하기 위해 투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도록 유도하는 것은 명백한 정부의 선거개입이며 선거를 위한 공적 자금을 선전에 사용하는 상업적 정치행위"라고 비난했다. 많은 비판자들은 소환투표 실시가 8000만 달러(약 986억원)의 돈 낭비이며,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재임 중 자신의 기반을 재정비하기 위한 방법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긴축 정책을 이유로 비용이 너무 들고 자신의 여당에 적대적이라며 독립선거관리기구인 국립선거연구소를 재검토할 것을 선언했었다.
이로 인해 1990년대 중간에 비로소 만들어진 독립 선거관리기구가 사라지고 단임인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번 선거결과를 이용해서 집권 연장을 모색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추측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의 민주주의 이행 전문연구소인 몬테레이 기술연구소의 루이스 미겔 페레스 후아레스 소장은 대통령이 국립 선거연구소(INE)에 대한 공공연한 반감을 표시해왔다면서 " 대통령직에 취임한 이래 계속해서 그 존재를 불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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