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21-11-03 14:43:38 조회수 : 654
국가 : 니카라과 언어 : 한국어 자료 : 정치
출처 : 연합
발행일 : 2021-11-03
원문링크 : https://www.yna.co.kr/view/AKR20211103005500087?section=international/centralsouth-america

어차피 대통령은 오르테가?…중미 니카라과의 문제적 대선

 

오는 7일 대선…오르테가, 정적 줄줄이 제거한 채로 5선 도전

오르테가·무리요 부부의 선거 배너가 걸린 니카라과 거리
오르테가·무리요 부부의 선거 배너가 걸린 니카라과 거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미 니카라과가 오는 7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5년 임기의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이미 시작 전부터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가짜 선거', '사기 선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다니엘 오르테가(75) 대통령과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70) 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요식 행위라는 의혹이 짙은 탓이다.

이번 대선엔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오르테가를 포함해 모두 6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오르테가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하다못해 위키피디아 페이지도 개설돼 있지 않은 그야말로 '듣보잡'이다.

에드가르 파랄레스 전 미주기구(OAS) 니카라과 대사는 로이터통신에 "후보들이 카메라 앞에 섰는데 다들 '저게 누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겉으로만 야당 후보지, 사실 오르테가 측 인사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선 여론조사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인데, 이웃 코스타리카 여론조사기관 Cid 갤럽이 지난 9월 니카라과에서 한 조사에 따르면 오르테가 정권 지지율은 29%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9%였다.

오르테가·무리요 사진이 담긴 티셔츠
오르테가·무리요 사진이 담긴 티셔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반(反)오르테가 표가 군소 후보 5명에게 분산되면 오르테가 대통령은 승리를 거머쥘 수 있게 된다.

이런 구도가 나오기까지 오르테가 정권은 적잖은 '노력'을 했다.

지난 6월부터 유력 대선주자 7명을 포함한 야권 인사 30여 명을 줄줄이 잡아들였다.

야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미스 니카라과를 곧바로 가택연금에 처하게 하는 등 조금이라도 주목받는 인사가 나오면 곧바로 제거했다.

이미 미주 최장수 현역 정상인 오르테가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도 승리하면 통산 5선, 4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1979년 FSLN을 이끌고 친미 정권을 축출한 후 사실상 니카라과 수반 역할을 했던 오르테가는 이후 1984년 대선에서 당선돼 1990년까지 집권한 후 2007년 재집권해 현재까지 대통령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대통령을 대신해 정부 대변인 역할까지 하는 무리요 부통령도 함께 연임에 성공하면 세계 첫 부부 정·부통령 정권이 5년 더 연장된다.

니카라과의 대선은 오르테가가 3연임에 성공한 2016년부터 이미 부정 의혹이 나왔다. 당시에도 일부 야권 인사의 출마가 막혔고, 정부는 국제 참관단의 감시를 불허했다.

니카라과 대선 준비
니카라과 대선 준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2018년 4월 정부의 사회보장제도 개편안을 계기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며 반오르테가 정서는 더 짙어졌다.

당시 정부의 강경 진압에 30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체포됐으며, 이후 많은 이들이 정권의 탄압을 피해 니카라과를 탈출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다시 거세진 정부의 야권 탄압으로 또다시 많은 반체제 인사들이 고국을 등지면서, 대선 후에도 니카라과 내에서 조직적인 저항이 나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제재로 오르테가 정권을 압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정권 인사들에 대해 여러 차례 제재를 강화했던 미국 정부는 동맹국들과 함께 대선 이후 새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최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중미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니카라과를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결과가 이미 정해진 듯한 대선에 니카라과 국민도 냉소적이다.

어머니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수감된 상태라는 세를리(25)는 "이 선거 서커스에 동참하고 싶지 않다"며 선거일에 집에 머물겠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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