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 한때 '청정'농업으로 명성이 높았던 아르헨티나 농업이 지난 1996년부터 도입된 유전자 농작물을 계기로 극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우선 주종이 육우에서 콩, 옥수수, 목화 재배로 변했다. 콩 농사는 그동안 생산량이 3배나 급증하면서 세계 3위의 콩 생산국이 됐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 많이 사용하게 된 농약에 대한 규제가 미흡해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의학계와 과학계는 급증하고 있는 암 발생, 장애아 출생 등 건강문제가 제대로 통제되지 못하고 있는 농약의 사용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콩 농사 지역에서 암 발병률이 전국 평균의 2~4배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1996년 이후 한 주에서는 장애아 출생이 4배로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통계도 나왔다.
농업이 활발한 지역에 둘러싸인 곳에서 어린이들 가운데 80%가 혈중에 농약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차코 주에 살고있는 아익사 카노(5)는 온 몸에 털이 있는 점반을 갖고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오염수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파비안 토마시(47)는 비행기로 농약을 뿌리는 작업을 수년 동안 하면서 안전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일을 했다. 그는 지금 신경쇄약으로 죽음 일보직전에 있다.
아르헨티나에 농약을 판매하고 있는 세계 굴지의 농약회사인 몬산토는 농약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 및 농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농부들은 미국 농부들에 비해 단위 면적당 2배 이상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농약의 실험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농약이 살포되고 있는 데 결국 가정과 학교로 날아가 식수를 오염시킨다. 게다가 농부들은 사람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특별한 장구도 갖추지 않은 채 감독없이 농약을 혼합하고 있다. 농약 용기를 제대로 폐기하지 않고 물통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의사들은 이같은 현실에서 안이하게 농약 사용 지침만을 내놓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며 당국의 보다 철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농약 살포 한도를 설정하는 한편 농약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