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심해유전 국제입찰 영향 우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보 당국의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에 대한 감시가 안보와는 무관한 경제적 이유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페트로브라스 감시를 거듭 비난하면서 "이는 안보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상업적 목적을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NSA의 비밀 정보수집 행위로 파문이 일자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브라질 글로보 TV는 전날 영국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인용, 미국 정보 당국이 페트로브라스와 국제 은행간 통신망(SWIFT), 구글 등의 네트워크를 감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린월드 기자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파일을 받아 NSA의 비밀 감청활동을 최초 보도한 인물이다.
그린월드 기자는 지난 1일에는 글로보 TV에 출연, NSA가 호세프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이메일과 통화 기록 등을 열람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페트로브라스에 대한 미국 정보 당국의 감시 때문에 다음 달 21일로 예정된 대서양 심해유전 개발을 위한 첫 번째 국제입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입찰이 이뤄지는 곳은 심해유전 중에서도 석유와 천연가스가 대규모로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리브라(Libra) 광구다.
브라질 정부는 심해유전 개발의 타당성을 높이는 방안의 하나로 페트로브라스와 중국석화(SINOPEC·시노펙)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구성도 고려하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은 물론 남미 지역에서 최대 기업으로 꼽힌다. 시노펙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중국 500대 기업 평가에서 9년째 1위를 차지한 기업이다.